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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내비와 함께 한 ~ 본문

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아픈? 내비와 함께 한 ~

babforme 2021. 10. 11. 17:13

동생이 서울 병원에 왔다.

산청에는 직장이, 삼송에는 집이, 서울에는 동생이 치료받는 병원이 있다.

녹록치 않은 우리네 삶의자리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자신 좀 돌봐달라는 온몸의 아우성에

동생은 아주 스펙타클한 동선으로 수도권과 아랫녘을 2주에 한번씩 넘나든다.

한가위 휴가?에 직장이 있는 아랫동네에서 손목수술을 받으며 예약을 늦춰놨던 이번 서울 병원행~

병원에서 만나 집사서 이사한 후니네도 들러볼겸 삼송으로 같이 가기로 했다.

답십리, 처음 가는 길이라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말잘듣는 아이처럼 고분고분 따라간다.

우면산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도착예정시간은 고무줄처럼 계속 늘어나고,

아무래도 답십리, 병원 근처인듯 한데 내비가 수상하다.

아무것도 없을 듯한 넓은 공사 가림막 지역으로 자꾸만 나를 보낸다.

가보면 막다른 골목, 차를 돌려 빠져 나오면 다음 블럭에서 또다시 공사현장으로 끝없이 돌리는 뺑뺑이~

'나 이 동네 모른단 말야, 어떻하라구~ ' 내비에게 화도 내고 통사정도 하고.....

결국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할아버지들께 병원길을 묻는다.

아~ 저기 큰길 건너 높은 건물, 반가운 병원이 보인다. 오올~ 근데 어쩔? 길 가운데가 버스노선, 좌회전이 안된다. 

또다시 건너편 좁은 골목따라 우회전, 우회전 또 우회전...... 마침내 도착한 병원.

오래 기다린 동생을 픽업해 삼송으로 가는 길, 내비가 또 지맘이다.

아무래도 오늘, 내비는 공사현장과 동네 좁은 골목길에 꽂혔나보다.

내가 아무리 동네골목길 걷는 걸 즐긴다해도 내가 모르는 이동네에서 내비 너 정말 이러는거 아니다.

내비가 한참 돌리던 답십리 골목을 벗어나 아주 쬐끔 마음이 놓일 때쯤 내비는 또다시 골목길로 가라하고......ㅠㅠ

안암동 골목 구석구석을 돌고도 모자라 공사중인 고려대 병원 뒷산길에 이어

길이 더이상 없을 것 같은 골목끝까지 돌아서야 겨우겨우 정릉표지판이 반가운 내부순환로에 들어섰다.

둘이 합쳐 120년 가까이 산 우리,

기계가 시키는 대로 돌고돌다 '수색' 을 가리키는 이정표 앞에서야 비로소 '흐흐' 웃는다.

 

이사한 후니-세ㅎ네 집 풍경 -유럽의 소도시같다.
주차장
현관
후니-세ㅎ네 거실

돌고돌아 멀고먼? 삼송에 드뎌 도착~

동생집이 아닌 이사한 조카(후니-세ㅎ)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키작은 이쁜 건물 16개 동이 단지를 이룬 파크드림파티오는 유럽의 소도시 느낌을 준다.

창릉천 건너편 제 엄마(동생)집에서 신접살림을 차린 20여개월만에 기특하게도

쓸 수 있는 찬스를 모두 모아 하늘높은 줄 모르는 집 한채 당당히 거머쥐고 온전한 한가정을 이루었다. 

잘했다! 참 좋다! 혼인한지 2년도 채안돼 우리나라 웃기는 이 상황에서 집을 사다니~

다달이 은행에 적잖은 금액을 상납?해야 하지만 그것도 조카부부의 행복한 능력이고~

 

집은 이뻤다.

베이지와 흰색을 기본으로 꾸민 신혼집~ 

동석이(반려견)의 존재감이 올올이 묻어있는 회색 소파가 편안하다.

이집이 후니와 세ㅎ에게 언제나 샘 솟는 축복이기를~!

이집에서 젊은 두부부 건강하고 행복한 성가정 이루기를~!

 

김치와 보리밥이 먼저 나오고~
뒤이어 나온 칼국수
국수색이 참 예쁘다.

흥도동행정복지센터에 들러 일을 보고, 늦은 점심을 먹는다.

흥도동행정복지센터 근처에 마춤해 있는 칼국수집, 밀밭칼국수에서 먹는 들깨칼제비-맛있다.

국수색이 어찌 이리 고울까~ 식당안을 둘러보니 천년초 설명이 붙어있다.

아하~ 천년초를 갈아 반죽을 하는구나.

선인장에서 나온 연한 민트빛 칼국수, ㅎㅎ이쁜만큼 건강에도 좋댄다. 

 

집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 아주 늦어질듯해 동생을 단지 앞에 내려주고 차를 돌린다.

김포공항으로 가라는 내비, 아하~ 지금까진 잘하고 있다. 공항버스 다니는 길이면 좋다.

김포공항을 벗어나며 내비는 다시 제멋에 겨웠다.

두번이나 빠른 경로를 재탐색한다더니 에궁~ 나더러 어디로 가라는겨?

내비가 시키는대로 달려 온 길, 부천 어디쯤이라더니 역곡에 와있다.

또다시 답십리와 안암동 상황이 연출되고, 나는 역곡 좁은 골목을 다 돌고서야 큰길로 나왔다.

어찌어찌 수도권순환도론지 제3경인고속화도론지 내비가 말하는대로 큰길을 타고 느릿느릿 집으로 집으로~

아~ 길고도 또 길었던 내비와 나의 하루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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