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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야기

원전은 '녹색'일 수 없어요!

babforme 2022. 4. 23. 13:31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포함 시키려는 무리한 시도 중단하라

 

폐기물·안전문제 등 원전은 ‘녹색’일 수 없어

– 원전 포함되면 재생에너지·친환경 신산업과 경쟁하는 등 녹색금융 취지 무너질 것

– 녹색분류체계 수립 3개월 만에 원전 포함 시도한다면 정책일관성·신뢰도 훼손 클 것

 

작년 12월 30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가 수립된 이후 약 3개월 만에 환경부가 녹색분류체계 검토를 위한 협의체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의 주요 검토 내용은 원전 부문에 관한 의견 수렴이다. 환경부는 EU 텍소노미에 원전이 제한적으로 포함된 것을 배경으로 개최하는 협의체라고 밝혔지만 수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녹색분류체계 안에 원전을 무리하게 포함 시키려는 시도라는 우려를 거둘 수 없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역시 4월 12일 탄소중립 정책 브리핑을 통해 8월 중에 녹색분류체계 안에 원자력을 포함할 것이라는 방향을 밝혔다. 인수위는 한국형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향과 관련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며 최근 유럽연합이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켰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유럽연합이 원전을 택소노미에 포함시키긴 했지만, 이는 야심찬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수립하고 재생에너지를 에너지 믹스의 가장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전제했다는 점을 명시했다. 유럽연합은 그린딜의 일환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최종에너지 대비 기존 32%에서 40%로 상향 개정하는 중이고, 러시아발 위기로 인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더 강화하려는 추세다. 한국처럼 재생에너지 비중과 목표가 낮은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는 늦추면서 원전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방향은 우격다짐일뿐이다.

 

더구나 녹색분류체계가 수립되고 미처 금융권에서 해당 체계가 원활한 작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무리하게 정책 변경을 시도한다면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에 심각한 훼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녹색분류체계가 막대한 자본을 운용하는 금융계에 보내는 정책 신호라는 점에서, 시시때때로 바뀌는 누더기 체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한편, 녹색분류체계의 수립 과정에서 이미 EU 텍소노미 내에 LNG·원전 등이 포함될 것인지 관한 동향은 시민사회와 산업계·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충분히 검토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개월 만에 EU 텍소노미를 핑계로 현행 녹색분류체계에 있지도 않은 ‘원전 부문’을 검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원자력 발전은 방사성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명백한 오염원으로 녹색분류체계의 포함 대상이 될 수 없다. 게다가 원전 자체의 안전문제 역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이러한 폐기물 발생과 안전문제는 원전이 ‘녹색’이 아닌 까닭인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원전의 건설·운영 비용이 치솟는 리스크로 작동하고 있기도 하다.

 

향후 기후위기·생태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투자 뿐 아니라 막대한 규모의 녹색 금융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 자금 운용의 가이드라인이 될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된다면 오히려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다른 친환경 신산업과 투자 경쟁을 유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 과정에서 ‘녹색’이 아닌 대형 프로젝트인 원전에 투자한 금융권의 그린워싱 또한 제어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친환경 전환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녹색 경제로의 전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환경부와 인수위는 친환경 산업의 육성과 녹색 회복을 위한 투자 가이드라인인 녹색분류체계에 위험한 오염원인 원전을 포함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이는 녹색분류체계의 근본적 취지를 훼손하는 동시에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2022년 04월 14일녹색연합, 에너지전환포럼,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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