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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지난주에 애매하게 일정이 겹치면서 엄만테 가지 못했다.오늘, 후딱 움직이지 않으면 또 일정이 꼬일듯 해 엄만테 가는 길~날씨가 고 11월 말쯤인가 싶게 스산하네. 지난주 딸 목소릴 못들어선가 엄마는 '몰라요.'로 모든 말을 끝낸다.누가 왔는가 물으니 '동생'이 왔다는데 그 동생이 누군지는 또 모른다시네. ㅎㅎ그래서 오늘 딸은 동생이 되기로 했다. 엄마는 두유 컵도 손에 안잡고 입만 벌리신다.뜨거운 두유를 한모금 넘기시다 '아이구~ 뜨거워유' 엄마 뜨거우니 호호 불라고 했는데 걍 마셨어요? 호호 불어요. 엄마는 두유도 케잌도 딸기도 마다 않고 잘드신다.양이 많진 않았어도 처음으로 간식통이 다 비었네.더 드려도 드실 것 같았으나 혹시 싶어 두유는 조금 남겨 놓았다. 이제 엄마는 본능만 남은 걸까? 고단하고 ..

이런~, 이번주는 4, 5, 7, 8, 9일이 다 일정이 잡혀있다.하는 일 없이 몬 스케줄이 빼곡한지, 백수?가 과로사할 판~ ㅎㅎ오늘을 놓치면 이번주 엄마면회를 건너뛰어야 할 것 같아 부지런히 준비! 오늘은 이미 면회실에 손님이 있어 식당에서 엄마 면회,엄마는 누가 왔을까 묻는 딸 말에 '얼굴을 맨질맨질 만지는거 보니 ㅁ수니가 왔네.'시작이 괜찮다. 근데 ㅁ수니가 누군데? 다시 물으니 모른다는~ ㅠㅠ옆집 아줌만가 딸인가 던진 선택지에 옆집 아줌마라네. ㅍㅎㅎ두겹으로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하고 나오신 엄마를 보며 나누는? 계절얘기~엄마의 남은 날들도 아주 늦은 가을이거나 추운 겨울일터~안보여 깜깜하고 안들려 고요한 엄마 귀에 대고 들리던 안들리던 계절얘기를 한다.'엄마~ 지금 밖이 추워~ 그래서 엄마도..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진 날,따끈하게 데운 두유를 싸들고 엄만테 간다.조금씩 사위어가는 엄마의 시간을 지켜보는 일은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 일이다.그래도 쓸쓸할 엄마의 남은 시간이 외롭지 않게 그 바람 속으로 용감하게 들어가야지~ 면회실로나온 엄마는 벌써 한겨울이다.두툼한 패딩에 모자를 눌러쓰고 꽉 감은 보이지 않는 두 눈, 눈두덩이에 선명한 멍자욱, 보이지 않는 눈으로 또 무얼하다 어디에 부딪쳤을까?딸이 왔다면서도 그 딸이 누군지 엄마의 기억 속에는 없는데, 문득 떠오른 걸까? 그 딸이 가져왔을 커피~'그거, 그거 갖고 온 그거 빨리 줘.엄마 커피마시고 싶구나~ 조금 기다리셔, 뜨거우니 조심해야 돼요.날씨가 선선해서 내가 팔팔끓여왔거든~' 커피가 생각이 안나 '그거' 달라 하시는 엄마에게 따뜻한 두유 ..

엄마 큰딸이 큰딸의 큰아들 내외와 큰아들의 큰아들 내외랑 엄마를 보러갔다지.한가위엔 일가를 이룬 엄마의 큰딸도 큰딸이 이룬 일가의 손님맞이에 바쁜터라한가위 슬쩍 지난 토욜 장남과 장손 내외 함께 엄만테 간 것~! 근데 장손 내외와 장증손 내외가 넘 데칼코마니 아니니?어째 이리 분위기랑 모든 것이 다 닮았노? ㅎㅎ 어쨌거나 재밌는 면회시간~? ㅎㅎ바쁘게 살아내야 하는 일상에서 외증조할머니 면회까지 하느라 열일을 한 증손부,아주 많이 애썼어요.

일욜에 작은오빠네가, 화욜에 큰오빠네가 엄마보러 갔으니텀을 조절해 금욜, 엄마를 만나러 간다.금욜이라선지 평소보다 차가 많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아주 쾌청하다.근래들어 처음 보는 쾌청한 상태,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명료하다.누가 왔을까 묻는 말에, '우리 딸이 왔지. 딸 누구? ㅁ수니~세상에나~ 엄마 오늘 정말 짱인데~? 대체 몇 주만에 몬일이 일어난거야?너 커피갖고 왔잖아, 딴소리하지 말고 커피나 어여줘~ㅎㅎ 엄마 커피먹고 싶어서 커피갖고 오는 딸이 퍼뜩 생각난거?' '아~ 맛있어, 커피가 정말 맛있어'를 연발하며 엄마는 두유를 커피라고 맛있게 행복하게 드신다.세월의 무게탓일까? 커피잔을 받치고 있는 손은 말간 살가죽 아래로 터진 핏줄이 드러나있다. 커피를 마신 엄마는 기분이 너무 좋다.오랜만에..

큰오빠네가 엄마면회를 가셨네.이번주는 내가 못갈 것 같아 맘이 불편했었는데 잘됐다.오늘 엄마의 얘기주제는 쌀이었다는데......그래~ 끊임없이 쌀 타령을 하셨겠지.엄마 가슴 속에 각인된 쌀은 배고팠던 때의 기억이 뒤섞여 아마도 참 아픈 얘기였을 거야~

기억력이 나날이 제맘대로인 엄만테 가는 길,오늘은 또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눈을 떠보라는 딸의 잔소리에 '눈 떴어' 하면서 실눈을 뜨신다.컨디션은 그닥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황~!누가 왔냐는 말에 '딸이 왔겠지' 심드렁하니 대답하시고 다시 눈 꽉감고 입다물기~'딸 누구? ㅁ수기~ 아냐~ 커피갖고 오는 딸이 누구야? 커피? 커피 갖고 왔음 커피줘~ 커피 드릴건데 커피 주는 딸이 누구야? 커피주는 딸이 커피주는 딸이지, 누구긴 누구야? 커피 갖고와서 주는 딸 이름도 생각안나셔?ㅎㅎ 커피주는 딸은 ㅁ수니지. 오구 잘했어요. 이제야 생각이 나셨구만~' 재미있는 것도,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이 그날이 그날인 날들,엄마는 오늘 너무도 심드렁하다.오랜만에 숫자놀이를 하자는 딸의 성화에 구..

년전 고관절 수술 뒤 정기검진차 병원에 온 동생이랑 엄만테 간다. 병원에서 바로 출발하려던 계획은 휴대폰을 깜빡한 내 기막힌 정신머리에 어그러지고, 집으로 돌아와 휴대폰 챙겨 다시 출발~ 지난번 면회, 누가 젤로 보구싶으냐 딸이 묻자 내새끼 다보구 싶지~ 하던 엄마에게 다른 새끼 하나 더 델구 달려간다. 이런~ 근데 달달한 두유를 커피라고 맛나게 드신지 꽤 된 엄마에게 드릴 두유가 편의점에 없다. 지난번에도 없어서 꿀물을 대신 드렸더니 이번 커피는 맛이 읎어 그만 먹을래 하셨는데..... 하여 꿀물과 달지 않은 두유를 함께 섞어드리기로 했다. 면회실로 나오는 엄마는 등장부터 평소와 다르다. 늘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고, 먼 허공을 살피시는 엄마는 이미 어딘가에 생각이 꽂혀 한참 흥분한 상태~ 한쪽을 향..

제주에서 받은 작은오빠네 엄마면회 사진, 비싼? 파랑포도 한알 드시며 오만상을 다 찡그렸네~ ㅎㅎ 작은오빠 전언에 짧은 면회를 끝냈다니 어디 컨디션이 안좋으신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