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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오렌지자스민이 정말 오랜만에 꽃을 피웠다. 며칠 전 물을 주다 문득 눈에 들어온 올망졸망 제법 부푼 꽃망울에 '오~ 곧 꽃이 피겠네' 기특했는데 드뎌 오늘 뒤따르니 이 녀석이 꽃을 피웠다. 베란다에 나서자 알싸하게 풍겨오던 향기, 쌀알만하게 부푼 꽃망울이 향기 뿜으며 피어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떠난 앞서니보다 잎도 키도 거의 배 가까이 작았던 뒤따르니의 약진에 괜히 실실 웃음이 난다. 꽃과 함께 오랜만에 새순도 쑥 자라나와 이제야 잎끝까지 잰 키높이가 13cm정도..... 아! 참 다행이다~! 시름시름 하더니 그래도 앞서니랑 같이 떠나지 않고 잘버텨줘서.....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열매로 온 오렌지자스민을 요런 작은 화분 2개에 씨앗을 나눠 심었었지. 같은 날 같이 심은 씨앗 두개가 보름의 시간차를 두고 싹을 틔워 먼저 싹이 난 녀석을 앞서니로 보름 뒤에 싹을 틔운 녀석을 뒤따르니로 부르며 살펴주었었지. 그러다 앞서니가 10cm도 안되는 키로 하얀색 향기짙은 꽃을 피웠을 때 정말 눈물날만큼 놀랍고 감동이었어. 그렇게 두 작은 화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꼬맹이 인채로 몇 차례 꽃을 피우다 앞서니가 드뎌 열매를 5개나 맺었었지. 빨갛게 열매가 익으면 고운님들에게 나눠줘 다시 싹을 틔우리 기대하던 중 엄마의 와병으로 황망한 날들이 지속되며 보살필 시기를 놓쳐 이쁘게 꽃피고 열매도 맺었던 앞서니 오렌지자스민은 떠나가고 뒤따르니 오렌지자스민만 간신히 살아남았다. 문득 물 한모금 뿌려주며 마..
그래도 혹시 몰라, 봄이 오면 이 어려움 딛고 새순이 돋을지도..... 엄마의 갑작스런 건강악화와 요양원 입소로 정신줄 놓는 사이 먼길 떠난 내 친구들~ 이제 더 이상은 안되는 상황,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