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주기도문 (9)
소소리바람이 불면~
큰오빠네가 엄마보러 간날, 엄마는 쾌청했다네.막내 ㅁ수기가 손녀딸을 봐 할머니가 됐다는 얘기 들으시고'벌써 그렇게 되었으니......' 하셨다는데 참 많은 뜻이 말흐림 속에 들어있었겠지.숫자세기도 50까지 하시고 엄마만의 재미있는 산수도 하셨네.1+2=1, 1+3=1, .....1+5=? ㅎㅎ그래도 노래들으시며 박자에 따라 둠칫둠칫 흐름도 타고주기도문은 아주 잘외우셨다고~
7월 4일 엄마에게 갔다온 뒤 꼬박 2주간 엄마에게 가지 못했다.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렸으니 알아서 조심해주는 센스는 기본!기침과 약간의 두통, 어지럼증이 살짝 겹치는 정도였으나 면역력 약한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곳이라기다리실 엄마가 걱정이었으나 감기기운이 잦아드는 두 주간 엄마면회 생략~!정확하게 18일만에 엄마에게 가는 길~차는 가다서다를 반복하고,논네 딸이 2주나 못간 걸 기억이나 할까, 알아보기나 할까 오만 생각으로 맘만 바쁘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두눈을 꽉감고 무념무상?K2의 주황색 몸체에 빨강모자가 달린 바람막이를 입으셨다.처음 본 화려한? 입성~'엄마~ 아주 고운색깔 옷을 입었네. 누가 왔을까? 딸이 왔지. 딸 누구? ㅁ수니가 왔지.어떻게 알았어? 니가 오면 요래요래 얼굴을 문지르잖..
열하루만에 엄만테 간다.근 한달 애매하게 시간이 맞지 않던 일정들이 웬만큼 정리가 되고이제 1주에 한번 엄만테 가던 일상이 제자릴 찾아가는 상황~요양원 사무장님이 왜 이렇게 뜸했냐며 반가운 인사를 다한다. ㅎㅎ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두눈을 꽉 감고 계신다.'엄마 잘지냈어요? 그동안 너무 바빠서 엄만테 띠엄띠엄왔네. 누가 온거같아요? 목소리 잘들어봐~ 누가 왔을까?서캐서방이 왔겠지. 아닌데, 서캐서방은 안오고 서캐서방이랑 사는 딸이 왔는데...... 서캐서방이랑 사는 딸이 누구야? 몰라요. 엄마 이름이 뭐야? 옥순이~ 아 옥순이는 엄마 어렸을 때 이름이고, 춘자는? 춘자도 나야.오~ 울엄마 이름은 다 생각났구나. 그럼 엄마 일본이름은 생각나요? 몰라요. 하루꼬, 엄마가 나한테 가르쳐 줬잖아.그랬나? 몰라..
지난 토욜과는 달리 큰오빠네가 엄만테 간 오늘,엄마 상태는 나름 산뜻했다네. 누가 해주는지는 모르나 음식이 맛있어 많이드셨다고도 하고,두유커피도 맛나게 드셨다고. ㅎㅎ동백아가씨 따라부르며 쒼나 쒼나 좋아하시고 섬마을선생님은 열창하셨대.주기도문도 잘하시고.....언제 또 바뀔진 모르나 이틀만에 참 다행인 소식~
큰오빠네가 엄마를 보러 간 토욜 오후, 엄마의 시간 속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죠. 메밀부침개 하실 수 있다더니 해달라니 묵묵부답~ ㅎㅎ 그래도 컨디션 좋아서 구구단도 외고, 주기도문도 외고 두유커피도 맛나게 드셨다니 다행인 날이 또 지나간다.
큰오빠네랑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는 엄마~ 낮잠주무시다 나오셔서 잠깐 벙벙? ㅎㅎ 곧 좋아지셔서 맛있게 드신 토마토 주스와 커피를 준 큰며느리 으뜸이라 칭찬도 하시고..... 손자녀 이름도 즐겁게 생각해내고 숫자세기도 잘하시다 주기도문 외우시고 방으로 가셨다는~
오늘은 작은오빠네가 엄마를 찾았다. 울엄마 이번주엔 계탔네. 화욜엔 언제나 그리운 막내딸이, 토욜엔 큰아들 내외가, 일욜엔 작은아들 내외가 엄마를 면회하고, 엄마가 그토록 좋아하는 커피도 일주에 세잔이나 마셨으니...... 기분좋은 엄마는 주기도문도 여러번 하셨다지. 근 한달여 엄마는 몸?도 마음?도 아주 쾌청하다. 근데 묘하게 가슴 한켠 자리하는 두려움?의 실체는 뭘까?
오랜만에 할머닐 보러온 바쁜 손녀딸 손을 꼭 감싸쥐고 기분 좋은 엄마! 이날 엄마의 컨디션은 아주 룰루랄라였다지. 구구단 외우기도, 자손들 이름도, 주기도문 바치기도, 엄마 어려서 공부한 일본어도 술술술~~ 엄마~ 최고의 컨디션으로 잘지내시다가 힘들지 않게, 보내는 마음 춥지 않게, 떠나는 발걸음 따뜻하게 그렇게 우리 작별해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