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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한가위, 명절이라고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보러간다.울4식구에 막내를 더해 5명이 이른 아침을 먹고 엄마점심도시락을 싸들고도로사정이 어찌될지 몰라 8시 30분 출발~오잉~ 길이 뻥뻥 뚫려있네.요양원 점심시간에 늦을까 했던 걱정이 넘 일찍 도착할까로 바뀌는 상황~ ㅎㅎ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오랜만에 손주들 손을 잡고 기분이 좋다.띠엄띠엄 생각나는 손주 이름에 이런저런 엄마 맘대로 얘기도 하고,서캐서방도 왔다하니 내가 이서방을 서캐서방이라 했었지~ 기억을 되살리는 엄마!모처럼 떠들썩한 면회시간~ 어르신들은 어디 부딪히지 않아도 약해진 모세혈관이 이렇듯 터지기도 한다네.얇다못해 투명한 미농지 같은 엄마 살가죽 아래 검게 물든 피멍~저물어가는 엄마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슬픈 훈장? 한바탕 인사가 오가고 슬그머니 ..

큰오빠네 4식구가 한가위를 하루 앞두고 한 엄마면회~내일 우리식구가 면회를 하겠다니 하루 먼저 한 면회다.나름 컨디션 쾌청하여 두유커피도 맛있게 드셨다네.허리가 아프다고 면회시간은 짧았다지. 나날이 사위는 엄마의 남은 시간이 애잔하다.

큰오빠네 면회에도 엄마는 아주 쾌청하셨댄다. 오늘은 어쩐일로 나만 처음에 생각해내셨다네. 정작 내가 가면 나는 잘몰라보면서..... ㅎㅎ 그러다 조금씩 생각이 돌면서 천천히 ㅈ자, ㅇ지니, ㅎ지니, ㅁ수기를 기억해내시고, ㅈ노, ㅁ노, ㅇ경이, ㅁ이, ㅎ벼리, ㅎ늬, ㅎ리, ㅈ하니, ㅎ하니, ㅁ처리, ㅁ누기..... 손주들 이름까지 술술술 알아내셨다네. 벼리를 말할땐 ☆이 하나여서 ㅎ벼리라고 농도 던지시고 숫자놀이도 1백까지 신나게~ 한가위 이틀전부터 한가위까지 날마다 자식들을 만나서일까? 쾌청한 엄마가 그렇게 좋은 컨디션으로 잘지내시다 그분 품에서 편히 쉬셨음 참 좋겠다.

한가위, 엄마에게 가는길~ 명절 음식도 하지않는 명절분위기 안나는 명절, 어제 산청에서 올라온 동생은 엄마가 좋아하는 동태전과 코다리. 무 간장조림, 글고 잡채와 도라지나물을 만들어왔다. 나는 도가니탕을 끓이고 송편을 사는 것으로 명절 음식 끄읕~ ㅎㅎ 아침 일찍 도가니탕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뒤 엄마 도시락을 요양원으로 고고~ 너무 일찍 출발해 엄마 시간맞추려면 휴게소에서 좀 놀다가야겠다는 옆지기 말이 끝나자마자 밀리기 시작하는 차량들~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명절인데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안밀리면 좀 글찮아~ ㅎㅎ 허허실실 수다를 떨며 엄마 점심시간에 맞춤해서 요양원에 도착했다. 할머니이~, 모자 쓴 모습이 꼭 몽골사람 같아요. ㅎㅎ 나름 오랜만에 작은딸 식구들(사위랑 두 손주랑)과 막내딸이..

한가위 명절을 하루 앞두고 엄마면회를 간 큰오빠네 4식구, 오랜만에 만난 이쁜 손녀들과 기분좋은 수다도 떨고 엄마는 쾌청하셨다지. 어제는 작은오빠네가 면회했으니 두 아들네가 찾은 연이틀 울엄마 기분이 하늘을 찔렀겠어~ 엄마요~, 한가위날인 내일은 딸들이 갈테니 기둘리소~ ㅎㅎ

롯데몰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수부꾸미 매대~ 늘 있는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생겼다 없어지는 매대였지. 옴마~ 반가운거, 예쁘게도 구웠네. 크기도 좋다. 1장에 3,000원 4개들이 1팩에 1만원씩 팔고 있는 수수부꾸미를 2팩 사들었다. 냉동실에 잘 얼려두었다가 한가위 명절, 요양원에 계신 엄마 면회갈 때 챙겨다드려야겠다.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그리운 음식 중 하나~ 어려서 엄마는 설 무렵이나 대보름 앞뒤로 아주 가끔 수수부꾸미와 총떡을 만들어주시곤 했었다. 기름냄새 귀했던 그 시절, 엄마가 소당에 들기름 휘리릭 두르고 구워주던 수수부꾸미는 천상의 맛이라 할만큼 맛있었지. 그래서였나~? 소꿉놀이 할 때도 진흙을 물에 개어 수수부꾸미 만드는 시늉을 하며 놀았다는~. 뜨거운 소당에 수수가루 반죽을 두손으로 꾹..

운림산방에서 6시쯤 출발, 열심히 달린다. 빨리가도 3시간은 족히 달려야 하는 곳, 통영 숙소~ 명절에 이렇게 엄청난 이동거리를 여행일정으로 잡다니.....참으로 용감한? ㅍㅎㅎ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다 통영대전고속도로로 이어 달리는 멀고먼 길, 통영 숙소는 1층에 장어집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에서 옆지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는데 ㅎㅎ 당연하게도 한가위엔 영업을 안한다네. 한가위에 장어를 먹으려던 옆지기의 야심찬 계획?이 무산되고 우리는 혹시 몰라 준비해 갔던 과일과 빵 달걀로 한가위 아침을 맞는다.

옆지기가 이번 한가위엔 2박 3일간 목포-통영-부산을 찍는 여행을 짜보란다. 오잉~? 웬 목포와 통영, 부산? 묻는 내게 뜬금포로 목포에서 케이블카를 타야한다고..... '몬솔? 해상 케이블카는 통영에서 타야지, 그리고 미륵산 정상에서 한려수도를 보는거야~' 내말에 들은척도 안하고 옆지기는 계속 목포 케이블카 타령이다. 근데 가만~ 목포와 통영, 부산을 2박3일에 찍자고?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야~ 글지 말고 걍 목포, 통영으로 해요. 거리상 절대 불가능함다요. 부산은 따로 여행 계획을 짜서 나중에 가고. 한가위라 차도 무쟈게 밀릴텐데 몰라 통영에서 두시간 가까이 달려 부산을 간다규? '부산왔네~' 하고 걍 집으로 달려야 하는데 통영에서 부산가는 그시간만큼 집으로 가는게 낫지..... 목포 케이블카와 ..

2019년 5월, 아버지를 괴산 현충원에 모신 뒤 아버지에게 두번 왔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발이 묶였었다고는 하나 무심한 딸임에는 틀림없다. 지난 1월 아버지 기일엔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주 8명이 따로 또 같이 엄마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보고드렸고, 한가위엔 그래도 코로나가 좀 누그러져 좀은 편하게 산청막내가 혼자 후다닥 다녀가고 큰오빠네, 작은오빠네와 같이 아버지를 뵈러왔다. 술한잔 올리고 묵념으로 아버지에게 인사, 따로 기도할거냐는 오빠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걍, 요셉 형제님~ 엄마, 아가타 자매님 빨리 불러가 주셔~ 요양원에서 저리 사시는거 아버지도 바라는거 아니쥬? 낮은 소리로 중얼중얼 기도를 대신한다. 아버지 괴산에 모실 때 먹었던 버섯전골이 맛있었다는 생각에 3년만에 다시 찾..

9월 21일 엄마 코로나 때문에 명절같지 않은 명절이 또 지나가고 있다. 이번 명절엔 집에서 아무런 음식을 하지도 않았다. 걍 일상처럼 과일과 떡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식구들 함께 구워 먹으려 준비한 소고기를 아이스팩에 넣어 엄마에게 갈 준비를 한다. 엄마는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다. 아침에 많이 먹었다는 말씀만 하시더니 소화제 한웅큼 드시고 내내 주무셨다. 이래저래 한가위를 보내고 휘영청 뜬 달을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길, 잘드셨었는데 갑자기 왜저러시지? 아흔세살, 적은 연세가 아니라 문득 드는 생각을 털어내며 맘이 무거워진다. 10월 5-6일 엄마 지난 한가위 때 엄마는 계속 주무시기만 했다. 오랜만에 손주들도 다 있고 집이 사람사는 집처럼 활기가 넘치는데도 엄마는 누워만 계셨다. 한가위 아침을 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