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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1주가 참 빠르게 흐른다. 지난주엔 큰언니랑 엄만테 다녀왔는데, 그날 좋았던 컨디션을 엄마가 지속하고 있으려나? 엄마는 오늘도 쾌청하다. 한가위부터 최상의 컨디션~ 바로 숸딸 ㅁ수니가 왔다고, 목소릴 가마니 들어보니 ㅁ수니가 맞다시네~. '엄마~ 오늘은 딸이 수수부꾸미 가져왔다. 옛날에 엄마가 수수부꾸미 잘만들어줬잖아. 롯데몰에 갔는데 수수부꾸미를 팔더라구, 그래서 옛날생각하면서 드셔봐. 수수부꾸미?' 엄마는 손톱만큼 떼어 넣어드린 수수부꾸미를 두어번 받아드시곤 이내 딸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커피 안가져왔니? 커피 가져왔음 커피줘~ ㅇㅎㅎ~ 알써요. 딸을 기다린게 아니라 커피를 기다린거쥬?' 농을 던지는 딸에게 '아니야, 딸이 더 좋은데 딸이 커피를 가지고 오니까 커피도 맛있는 거지......' ㅎㅎ ..
에고~모두 애쓰셨어요. 9월 27일 작은오빠네 23일 큰오빠네 면회때는 컨디션이 별로였다는데, 좀 나아지셨는지 다행히 오늘 작은오빠네 면회엔 다시 쾌청모드였다네. 한가위 전 면회라 작은며느라기가 준비한 동태전과 커피...... 엄마는 명태를 참 좋아하신다. 명태를 얼리면 동태, 그 동태포로 부친 동태전, 꾸덕꾸덕 말리면 코다리, 그 코다리를 무와 함께 간장양념으로 졸이는 코다리찜을 좋아하셔서 요양원 들어가시기 전 집에 계실 때 반찬은 날마다 코다리찜이었지. 우연히 작은며느라기와 꽃분홍으로 드레스 코드도 맞춰지고, 엄마 옷매무새를 살피는 작은며느라기와 즐거운 한때~ 엄마~ 좋아하는 커피와 동태전도 드신 오늘, 남들 다 잘자는 밤에 이리저리 중얼중얼 혼자여행하지 마시고 푹 주무세요. 한가위 날 숸사는 작은딸..
오늘 엄마 컨디션 쾌청이라는 큰오빠네 전언~ 커피도 맛나게 드시고 이쁜 큰며느님과 얘기도 즐겁게 나누고......
엄마가 좋아하고 이뻐라하는 막내가 먼 아랫녘에서 휴무일에 엄마를 보러 왔다. 엄마는 신이 나고 그래서인지 엄마 컨디션도 아주 좋았다고~ 막내가 떠주는 밥수저를 받아들고 오물오물 맛있게 점심도 드셨다지~ 커피 한잔에도 세상 다가진듯 행복해지는 엄마는 좋은 컨디션으로 노래도 잘하시고? 마침기도도 잘하시다가 방으로 들어가셨다지~ 근데 아들 딸들이 면회를 한 날 밤엔 섬망증세를 많이 보이신다고 원측에서 한말씀 하셨다는데......?
오빠네 전언에 따르면 오늘 엄마는 기억 컨디션이 좋지 않으신듯하다. 세 딸들만 기억해내셨다는데...... 25일에 갔을 때는 왔다갔다하기는 했어도 자식. 며느리. 사위. 손주들 일부까지 기억해내셨는데, 이제 엄마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 텅빈 그 지점을 미련없이 가시려나 보네. 어느날 문득 '누구세요?' 하는 엄마를 상상할 수 없어 마음이 황량하다.
엄마는 오늘 컨디션도 아주 굿이란다. 목소리 짱장, 맑고 높은 웃음소리로 기분좋은 면회시간~ 이제 요양원살이에 완전히 적응하셨나보다. 컨디션이 굿굿굿~!
큰아들이랑 점심을 먹고 큰아들은 회사로 나는 요양원으로 출발~ 단촐하게 달달구리 커피하나 챙겨서 길을 나선다. 오늘 엄마 컨디션은 괜찮을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의 컨디션은 오늘도 쾌청이다. 엄마 누가 왔게요? ㅁ수니가 왔지. ㅁ수니가 오믄 내 얼굴을 요래요래 문질러주잖아~ 엄마 얼굴 요래요래 문질러 주면 좋아? 좋지~ 오늘은 모자를 안쓰고 오셨네. 바깥은 시방 꽃이 한참 폈어. 개나리도 노라니 피고, 목련도 하얗게 다 폈어. 진달래도 피고...... 아~ 벌써 그렇게 됐어? 또 봄이네. 엄마~ 날씨도 따뜻하고 햇살도 아주 좋아. 이럴 때 달달구리 커피 한잔 때려야쥬? ㅎㅎ 모라구? 커피 한잔 드린다구~ 좋지, 커피 좋아~ 엄마는 커피 한잔을 들고 행복을 마신다. '맛있어, 커피가 아주 맛나~ 엄마 그렇게..
지난 2일 면회 때 몬가 들떠 괘니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하던 엄마가 오늘, 큰오빠네 면회엔 다시 컨디션이 바닥을 쳐 면회시간에 계속 졸고 계셨다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육신은 그만큼 사위어가겠지. 요양원 측에서 암것도 드시게 하지 말라해서 물 한모금도 못드렸다는 전언에 편치 않은 마음!
엄마 생신에 다녀오고 계속 일상이 애매하게 꼬이면서 엄마에게 두 주 넘게 가지 못했다. 논네 많이 기다릴텐데 싶어 편치 않은 마음, 지난주 가려던 엄마면회도 생각지도 못한 배터리 방전에 갑작스레 꽝이 되고 오늘에서야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달달구리 커피랑 간식 쬐끔, 그리고 뜨거운 물을 담은 텀블러를 챙긴다. 차가 별로 없는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엄마에게 가는 길, 오늘 컨디션은 어떨는지...... 이쁜 비니를 쓰고 나오신 엄마는 나올 때부터 평소같지 않게 몬가 들떠? 계셨다. 휠체어를 미는 요양사님의 딸이 왔다는 말에 딸이 누군지 모른다며 해맑게 웃으며 대꾸하던 엄마는 늘 감고 계시던 안보이는 눈도 번쩍 뜬채 위쪽을 향해 고개를 들고 계셨다. '엄마~ 오늘은 눈을 크게 뜨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