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쾌청 (10)
소소리바람이 불면~

큰오빠네가 엄마보러 간날, 엄마는 쾌청했다네.막내 ㅁ수기가 손녀딸을 봐 할머니가 됐다는 얘기 들으시고'벌써 그렇게 되었으니......' 하셨다는데 참 많은 뜻이 말흐림 속에 들어있었겠지.숫자세기도 50까지 하시고 엄마만의 재미있는 산수도 하셨네.1+2=1, 1+3=1, .....1+5=? ㅎㅎ그래도 노래들으시며 박자에 따라 둠칫둠칫 흐름도 타고주기도문은 아주 잘외우셨다고~

큰오빠네 엄마 면회, 오늘도 엄마는 쾌청하셨댄다. 커피로 알고 드시는 두유와 피로회복제인가? 오늘은 두 가지 음료를 즐기셨네. 큰오빠, 큰언니~ 두분 애쓰셨어요.

지난주엔 내내 일정이 애매하게 꼬여 있어 결국 엄마에게 못가 무거운 마음~ 이번주에도 일정이 애매해 억지로라도 엄마에게 갈수있는 날은 내일뿐이라....... 오늘 아침 내일 엄만테 가자는 옆지기 말에 선뜻 대답을 못했는데, 그런데 오늘 큰오빠네가 엄마면회를 갔다네. 엄마가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아 다행이다. 오늘, 엄마는 여러모로 쾌청하셨다네. 사진에도 쾌청해보여 좋다. 그래도 내일, 열일을 제쳐두고 엄만테 다녀와야 내할일 다하는거라 맘이 편하겠지...... ㅎㅎ

큰오빠네 면회에도 엄마는 아주 쾌청하셨댄다. 오늘은 어쩐일로 나만 처음에 생각해내셨다네. 정작 내가 가면 나는 잘몰라보면서..... ㅎㅎ 그러다 조금씩 생각이 돌면서 천천히 ㅈ자, ㅇ지니, ㅎ지니, ㅁ수기를 기억해내시고, ㅈ노, ㅁ노, ㅇ경이, ㅁ이, ㅎ벼리, ㅎ늬, ㅎ리, ㅈ하니, ㅎ하니, ㅁ처리, ㅁ누기..... 손주들 이름까지 술술술 알아내셨다네. 벼리를 말할땐 ☆이 하나여서 ㅎ벼리라고 농도 던지시고 숫자놀이도 1백까지 신나게~ 한가위 이틀전부터 한가위까지 날마다 자식들을 만나서일까? 쾌청한 엄마가 그렇게 좋은 컨디션으로 잘지내시다 그분 품에서 편히 쉬셨음 참 좋겠다.

1주가 참 빠르게 흐른다. 지난주엔 큰언니랑 엄만테 다녀왔는데, 그날 좋았던 컨디션을 엄마가 지속하고 있으려나? 엄마는 오늘도 쾌청하다. 한가위부터 최상의 컨디션~ 바로 숸딸 ㅁ수니가 왔다고, 목소릴 가마니 들어보니 ㅁ수니가 맞다시네~. '엄마~ 오늘은 딸이 수수부꾸미 가져왔다. 옛날에 엄마가 수수부꾸미 잘만들어줬잖아. 롯데몰에 갔는데 수수부꾸미를 팔더라구, 그래서 옛날생각하면서 드셔봐. 수수부꾸미?' 엄마는 손톱만큼 떼어 넣어드린 수수부꾸미를 두어번 받아드시곤 이내 딸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커피 안가져왔니? 커피 가져왔음 커피줘~ ㅇㅎㅎ~ 알써요. 딸을 기다린게 아니라 커피를 기다린거쥬?' 농을 던지는 딸에게 '아니야, 딸이 더 좋은데 딸이 커피를 가지고 오니까 커피도 맛있는 거지......' ㅎㅎ ..

한가위 명절을 하루 앞두고 엄마면회를 간 큰오빠네 4식구, 오랜만에 만난 이쁜 손녀들과 기분좋은 수다도 떨고 엄마는 쾌청하셨다지. 어제는 작은오빠네가 면회했으니 두 아들네가 찾은 연이틀 울엄마 기분이 하늘을 찔렀겠어~ 엄마요~, 한가위날인 내일은 딸들이 갈테니 기둘리소~ ㅎㅎ

엄마가 이번주엔 계탔네. 자식들이 1주에 3일이나 면회를 갔으니...... ㅎㅎ 커피도 맛있게 드시고 작은아들 며느리가 권하는 두유도 맛있다며 드시더니 배가 부르다고~ 맛있는데 배불러 못드시겠다더니 트림도 두어번, 에고 잘드셨네. 작은아들 아프다고 한걱정이면서 정작 작은아들에겐 아픈얘긴 한말씀도 안하시네. ㅎㅎ 커피는 ㅁ수니가 와야 잘타준다나 치사도 하시고, 자식들이나 와야 커피를 타준다네. 오늘 나름은 쾌청에 헤어지는 시간을 아쉬워하셨다고~

어제 : 앞이 안보일만큼 무섭게 쏟아지던 비-엄마에게 가려던 생각을 접는다.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 망연자실한 사람들이 자연 앞에서 겸손해 질 날이 곧 올까? 오늘 : 언제 비가 쏟아졌었나 싶을만큼 쾌청한 날씨, 하늘은 파랗다 못해 유리처럼 투명하다. 하루 늦춰 엄마에게 달려가는 길, 엄마는 저 파란 하늘처럼 오늘, 쾌청하게 딸을 맞아줄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저 파란 하늘처럼 아주 쾌청하다. 요양사 선생님이 휠체어를 밀고 나오며 '오늘 누가 왔을까요?' 묻는 말에 'ㅁ수니가 왔겠지.' 엄마는 당연한? 대답을 하신다. 오~ 오늘은 시작부터 쾌청인데......! 엄마~ 잘지냈어요? 밥은 잘드셔? 밤에 혼자 얘기 안하고 잠은 잘주무셨어? 그럼,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 하지. 아~ 글쿠나~ 잘하셨어. 잘드시고,..

토욜, 큰오빠네가 엄마를 만나러 가셨구만~ 오늘도 엄마는 쾌청했다고 식구톡방에 올라온 소식. 비타민C를 받아드시곤 온몸으로 신맛을 받아들여 치는 몸서리~ ㅎㅎㅎ 화욜 막둥이 면회에 이어 큰아들. 며느라기까지 엄마 디따 기분 짱이었겠네.

엄마는 마스크를 하고 두 눈을 감은채 면회실로 나오셨다. 어느 요양사분이 면회준비를 해주시는가에 따라 면회실 엄마 차림새는 다르다. 유춘자씨~? 누가 왔게요? 어~ 언니? 유춘자씨 언니가 있었어요? 청량리 언니? 유춘자씨 장녀 아닌가? 오빠가 한분 계셨고 그 다음이 바로 유춘자씨잖아요? 그런가? 내가 장녀구나. 누구야? 누구긴~ ㅁ수니지. 아~ ㅁ수니가 왔구나~ 엄마~ 커피갖구 왔는데 커피드릴까? 모? 커피드린다구~ 커피? 아~ 좋아라~ 커피, 좋아~ 빨리 줘! 엄마, 커피 말고 작은 카스테라도 가져왔는데 드실려? 아니~ 싫어~ 커피만 먹을거야. 커피가 젤 좋아. 딴 건 암 것도 안먹어. 엄마는 나날이 어린애가 되어가고 딸은 나날이 늙어가고...... 인생살이 참 씁쓸하다~! 엄마~ 아까 나에게 언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