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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올 4월에 울집에 와서 같이 산지 10년이 훌쩍 넘은 터줏대감 동백이를 분갈이했다.무쟈게 아프던 동백이를 어찌 도울지 몰라 발만 동동구르다가어찌어찌 찾아낸 GNS수목병원(의료원) 도움으로우리집 동백이가 동백가루이와 깍지벌레에 감염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었지.그리고 GNS수목의료원에서 내려준 처방에 따라 방제를 시작하면서동백이는 점차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어.윤기나는 도톰한 초록 잎사이로 빨갛게 피어나던 동백이가 얼마나 예뻤는지~가루이는 그래도 방제가 돼 안보이는데 년에 3-4번씩 약제 뿌리기를 게을리 하면어디서 숨어있다 득달같이 나타나는지 반지르한 초록 잎에 깍지벌레가 점점이 붙어버린다는~꽃이 지고 한차례 방제를 끝낸 4월, 분갈이를 한뒤 살펴봐도 눈에 안띠던 깍지벌레가 요며칠 습하고 무더운 날씨에 신이 났..

이사하고 몸살을 하던 백량금이 좀 나아진거 같아 창가로 옮겨놨더니햇살과 무더위가 힘들었나보다.다시 흐늘거리는 백량금~ ㅠㅠ 창턱이 아닌 그늘쪽으로 옮겨놓은 뒤 다시 꼿꼿해지기는 했는데아직 새잎을 내보낼 상태가 아닌가보다.

떡잎이 나온 뒤 한달이상을 게으르게 새싹 틔우기를 모르쇠하더니이제사 다시 본잎을 내밀기 시작했다. 본잎이 삐죽 고개를 빼들고 있네.아고 이뽀라~고개 중간쯤에 볼록하니 본잎자리 보이쥬? 며칠내로 다시 잎을 보게 될거 같다는~ ㅎㅎ

집을 옮겨온 백량금은 아직 몸살중, 넓은 큰잎이 곧추 서지 못한채 구부정하다. 드뎌 이사한 백량금이 새집에 적응했다.구부정하던 제일 큰잎이 곧추 섰다.이제 튼실히 잘 자랄 일만 남았다.

떡잎만으로 버티던 친구는 뿌리근처에서 본잎?을 보여주고 있다.뭔 조화속인지, 어쨌든 좀더 살펴볼일이다. 나중에 나온 친구의 본잎이 꽤 자랐다.근데 이 친구는 본잎은 빨리 냈으나 다른 잎을 더 내지 않고 본잎 하나로 며칠을 버티네~ 뿌리 근처에서 본잎이 뒤늦게 나온 친구나 떡잎과 함께 본잎이 나왔던 친구 모두 요만큼씩 자랐다.아직 집을 옮겨주긴 부담이라 7월 한달은 한 집에서 본잎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두 친구 상황을 살펴봐야겠다.

우리끼리 3인방이 황신부님이 맛있게 드셨다는 막국수로 점심을 먹고ㅇ젤라 형님이 애써 싹을 틔운 아기식물들을 분양받았다.나는 만냥금을, ㅇ녜스형님은 오렌지자스민 여린 친구를......년전 ㅇ젤라형님네서 만냥금 열매를 가져다 심었었는데 싹을 틔우다무슨 까닭인지 그대로 말라버렸었다.열매도 엄마나무 곁이라야 싹이 더 잘트는 걸까? ㅎㅎ ㅇ젤라형님이 엄마나무 곁에서 싹을 틔운 만냥금을 한포기 주셨다.집에 오자마자 작은 화분에 이쁘게 심고 물도 흠뻑 주고잘자라라 잘자라라 주문?도 걸어주고 창가에 자리잡아 주었다. 어제 분양받아 심은 만냥금이 아무래도 이사한 집이 마음에 안드나보다.큰잎이 힘없이 반은 누워있다.요 잎이 빳빳이 서서 햇살을 받아야 하는데.....싹틔웠던 흙을 떠나 이사를 했으니 적응할 때까진 힘들겠지...

나중에 나온 작은놈이 본잎을 삐죽이 내밀었는데,먼저 싹을 틔운 큰놈은 여전히 떡잎만 튼실하게 키우고 있다. ㅎㅎ 본잎을 제법 키운 작은놈을 기특해하다가여전히 떡잎으로 늠름한 큰놈을 자세히 살핀다.근데 오잉~ 이게 뭐지?게으르게 아직 본잎을 보여주지 않는 큰놈이 줄기 시작점에서 뭔가 밀고 올라오네.뭘까? 다시 한줄기의 우주가 시작되는 건가?이거 기대되는 걸~!

첫번째 나온 싹은 떡잎이 아주 넓게 퍼져 제법 컸고두번째 나온 싹에도 떡잎이 벌어졌다.잘자라고 있다. 오잉? 먼저 나왔던 싹엔 아직 떡잎만 무성?할뿐 본잎 모양이 안보이는데,오히려 이제 막 떡잎을 펼친 두번째 나온 싹은 본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작은 열매 속 씨앗 안에 들어있는 이런 우주를 누가 알 수 있겠나?참으로 놀라운 생명의 메커니즘~!

몇 달전이었더라~ㅎ레나 형님댁에서 빨갛게 여물고 있던 오렌지자스민 열매 5개를 따왔었지.코로나로 온세상이 발이 묶였던 때,ㅇ녜스형님이 준 농익어 뭉개진 오렌지자스민 열매 두개를 받아다 심었었지.그녀석들이 기특하게 싹을 틔운 건 한두달 가까이 침묵하던 끝이었지.그리곤 참 이쁘게 잘자라던 녀석들을 여차저차 슬픈 날들 속에 정신줄 놓으며 떠나보냈다.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화분에 말라비틀어져 죽은 오렌지자스민을 한동안 그대로 두었었지. 그러다 ㅎ레나형님댁에서 조롱조롱 열매를 달고 있는 오렌지자스민을 보았지.'빨갛게 익으면 열매 몇 알주세요.'그렇게 우리집으로 오렌지자스민 열매 5개가 이사를 왔지.그리고 한참동안 열매를 말려두다가지난 5월 말쯤 엄마에게 들고갔다 들고온 카네이션 꽃을 정리한 화분에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