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푸르니 고우니 편지 (53)
소소리바람이 불면~
지난해 8월 수녀님과 성모님 상 앞 데크 장식용 화분들을 하나로마트에서 업어왔었다. 그날, 가파른 성당 출입문을 넘으며 조심조심 데려오던 꽃기린 화분이 잠시 기우뚱~ 에고에고~ 꽃기린 순 하나가 부러졌어. 5cm 남짓한 작고 어린 순을 어쩔까 하다 집에 들고와 물꽂이를 했다.(2023년 8월 26일) 큰기대없이 물에 꽂았던 꽃기린이 놀라운 생명력을 발휘, 물꽂이 28일만에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곧 화분으로 옮겨주리라 마음만 바쁘게 시간이 흐른 어느날 문득 꽃기린을 더이상 물에 둬선 안될 것 같은 각성, 하여 내린 뿌리를 처음 보고 거의 5달을 묵삭이다 이제서야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흙에서 다시 뿌리가 자리를 잡으려면 몸살 좀 앓겠지.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규~ 몸살이 끝나고 다시 새잎을 틔워 키를 좀 더..
좀은 여유로운 토욜 뜻밖의 수녀님 연락, 꽃을 사러가신다네. 꽃사러 갈 때 늘 함께 하시던 분들의 갠사정에 내게까지 차례가 온 것~ ㅎㅎ 하나로마트 수원점에 있는 꽃집으로 고고~ 오래오래 꽃을 볼 국화와 베고니아와 꽃기린을 트렁크에 옮겨싣고 꽃들의 안위를 위해 조신하게 운전~ 근데 이런~ 성당으로 들어오는 입구 언덕?이 나름 높았나? 조심했던 운전이 무색하게 트렁크에 잘 모신 화분이 뒤로 쏠리며 꽃기린이 부상을 입었다. 트렁크가 아닌 뒷자리에 놓았음 좌석이 받쳐줘 괜찮았을지도~ 어쨌든 새순 하나가 5cm 정도로 부러졌다. 에구 어쩔~ '에구 어쩔~'을 외치다 새로 나오는 잎도 예쁘고 부러진 순을 그냥 버리기도 모해서 집으로 모셔 왔네. 새로 나온 잎들은 빼고 줄기 부분만 재보니 약 5cm 정도~ 작은 줄..
며칠 집을 비웠다 돌아와 보니 해피트리 잎이 이상하다. 물이 부족했나 싶어 물을 주고 이틀이 지나도 아니네, 어디 아픈가? 잎들을 들춰보다 세상에나~ 이게 뭐야? 가루이에 진딧물? 딱딱하고 깡마른 해피트리 잎 뭐 먹을게 있다고 저리 자리들을 잡았누~ 밖에서 마음껏 바람에 흔들리며 비도 맞고, 햇살과 눈부신 사랑도 나눠야 하는 애들을 사람 좋자고 집안에 꽁꽁 가둬두니, 참 살아도 산게 아니겠구나, 그러니 이렇게 병치레도 하지. 급한대로 발코니 작은 창도 활짝 열어 바람도 쐬어주고 아쉬운대로 수도물 샤워를 시킨다. 수도물 샤워를 시원하게 끝낸 해피트리와 동백에 약을 뿌려주고 지켜보기! 무릇 사람이던 식물이던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살아가는 걸~!
오렌지자스민이 정말 오랜만에 꽃을 피웠다. 며칠 전 물을 주다 문득 눈에 들어온 올망졸망 제법 부푼 꽃망울에 '오~ 곧 꽃이 피겠네' 기특했는데 드뎌 오늘 뒤따르니 이 녀석이 꽃을 피웠다. 베란다에 나서자 알싸하게 풍겨오던 향기, 쌀알만하게 부푼 꽃망울이 향기 뿜으며 피어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떠난 앞서니보다 잎도 키도 거의 배 가까이 작았던 뒤따르니의 약진에 괜히 실실 웃음이 난다. 꽃과 함께 오랜만에 새순도 쑥 자라나와 이제야 잎끝까지 잰 키높이가 13cm정도..... 아! 참 다행이다~! 시름시름 하더니 그래도 앞서니랑 같이 떠나지 않고 잘버텨줘서.....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열매로 온 오렌지자스민을 요런 작은 화분 2개에 씨앗을 나눠 심었었지. 같은 날 같이 심은 씨앗 두개가 보름의 시간차를 두고 싹을 틔워 먼저 싹이 난 녀석을 앞서니로 보름 뒤에 싹을 틔운 녀석을 뒤따르니로 부르며 살펴주었었지. 그러다 앞서니가 10cm도 안되는 키로 하얀색 향기짙은 꽃을 피웠을 때 정말 눈물날만큼 놀랍고 감동이었어. 그렇게 두 작은 화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꼬맹이 인채로 몇 차례 꽃을 피우다 앞서니가 드뎌 열매를 5개나 맺었었지. 빨갛게 열매가 익으면 고운님들에게 나눠줘 다시 싹을 틔우리 기대하던 중 엄마의 와병으로 황망한 날들이 지속되며 보살필 시기를 놓쳐 이쁘게 꽃피고 열매도 맺었던 앞서니 오렌지자스민은 떠나가고 뒤따르니 오렌지자스민만 간신히 살아남았다. 문득 물 한모금 뿌려주며 마..
채송화 Portulaca grandiflora 쇠비름과 전국에 퍼져있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한해살이풀로 아무데서나 잘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육질이며, 원기둥모양이다. 잎 끝이 둔하다. 꽃은 7-10월에 붉은색, 흰색, 노란색 또는 자주색으로 피며 가지 끝에 한개 때로는 두개 이상씩 달린다. 꽃자루가 없으며 밤에는 오므라든다. 꽃받침조각은 두 개로 넓은 달걀모양이고 꽃잎은 다섯개로 거꿀달걀모양이며 끝은 약간 패어져 있다. 수술은 많고 암술대에는 다섯에서 아홉 개의 암술머리가 있다. 붉은색 줄기를 끊어서 심어도 잘 살아나는 생명력이 강한 화초이다. 줄기와 풀잎이 모두 육질로 가지가 계속 뻗으면서 꽃이 펴 꽃피는 기간이 길다. 전세계에 40여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엔 18세기 전후로 1종이 들어왔다고~ 성당다녀오는..
년전에 동백가루이와 깍지벌레에 공격당해 많이 아팠던 우리 동백이가 식물병원 처방을 받고 치료하면서 제법 건강해졌다. 엽록소가 사라지며 누렇게 떠 종이장처럼 얇아지던 이파리가 동백 특유의 도톰하고 윤이 나는 초록이파리 제모습을 찾았으니..... 동백가루이는 온전히 방제가 된 것 같은데 깍지벌레는 끈질기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선홍색으로 이쁘게 피어난 동백이 사진을 찍다가 초록이파리 앞 뒤에 점점이 붙어있는 반갑지 않은 놈들을 발견했다. 추운겨울 꽁꽁 잘도 숨어있다가 봄기운을 먼저 알아채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얄미운 놈들~ 약을 뿌려도 밀랍질 때문에 용케도 살아남는다. 이제 다시 이파리 뒤져 손으로 샅샅이 잡아내다 4월쯤 창문 활짝 열고 방제약을 뿌려야겠지.
그래도 혹시 몰라, 봄이 오면 이 어려움 딛고 새순이 돋을지도..... 엄마의 갑작스런 건강악화와 요양원 입소로 정신줄 놓는 사이 먼길 떠난 내 친구들~ 이제 더 이상은 안되는 상황,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