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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부꾸미

babforme 2023. 9. 13. 16:54

수수부꾸미와 아메리카노

롯데몰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수부꾸미 매대~

늘 있는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생겼다 없어지는 매대였지.

옴마~ 반가운거,  예쁘게도 구웠네. 크기도 좋다.

1장에 3,000원 4개들이 1팩에 1만원씩 팔고 있는 수수부꾸미를 2팩 사들었다.

냉동실에 잘 얼려두었다가 한가위 명절, 요양원에 계신 엄마 면회갈 때 챙겨다드려야겠다.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그리운 음식 중 하나~

 

어려서 엄마는 설 무렵이나 대보름 앞뒤로 아주 가끔 수수부꾸미와 총떡을 만들어주시곤 했었다.

기름냄새 귀했던 그 시절, 엄마가 소당에 들기름 휘리릭 두르고

구워주던 수수부꾸미는 천상의 맛이라 할만큼 맛있었지. 

그래서였나~? 소꿉놀이 할 때도 진흙을 물에 개어 수수부꾸미 만드는 시늉을 하며 놀았다는~.

뜨거운 소당에 수수가루 반죽을 두손으로 꾹꾹눌러 동그랗게 펴면 들기름내 고소하게 부꾸미가 익어갔지.

한면이 웬만큼 지져졌을 때, 팥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만두 빚듯 두 손가락 끝으로

가장자리를 꾹꾹 눌러붙이면 반달모양 부꾸미가 만들어졌어.

엄마는 소당 위에서 익어가던 수수반죽을 눌러 붙이느라 뜨거운 손가락을 호호 불어식히기도 했지.

어린시절 동네 꼬맹이들 모여 소꿉놀이 하면서 엄마가 하던 대로 흙반죽을 반으로 접어 누르며

뜨거운 손가락을 호호불어 식히던 흉내를 낼 때,

어쩌면 들기름에 고소하게 익어가던 수수부꾸미 맛을 다시 떠올리며 행복했던 걸거야~

 

그 유년의 수수부꾸미를 이젠 엄마가 더 이상 구울 수 가 없네.

 

★부꾸미 : 찹쌀이나 수수를 가루내어 익반죽 한 뒤 팥소를 넣어 기름에 지져 만드는 떡.

수수가루 반죽으로만 만들면 수수부꾸미!

★총떡 : 메밀전병으로 잘 알려진 음식, 메밀가루반죽을 소당에 부쳐 김치를 다져 만든 소를 넣어 돌돌말아낸 떡.

★소당. 소당깨 : 소댕(솥뚜껑)의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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