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7월 22일 본문
7월 4일 엄마에게 갔다온 뒤 꼬박 2주간 엄마에게 가지 못했다.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렸으니 알아서 조심해주는 센스는 기본!
기침과 약간의 두통, 어지럼증이 살짝 겹치는 정도였으나 면역력 약한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곳이라
기다리실 엄마가 걱정이었으나 감기기운이 잦아드는 두 주간 엄마면회 생략~!
정확하게 18일만에 엄마에게 가는 길~
차는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논네 딸이 2주나 못간 걸 기억이나 할까, 알아보기나 할까 오만 생각으로 맘만 바쁘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두눈을 꽉감고 무념무상?
K2의 주황색 몸체에 빨강모자가 달린 바람막이를 입으셨다.
처음 본 화려한? 입성~
'엄마~ 아주 고운색깔 옷을 입었네. 누가 왔을까? 딸이 왔지. 딸 누구? ㅁ수니가 왔지.
어떻게 알았어? 니가 오면 요래요래 얼굴을 문지르잖아~
아~ 딸이 얼굴 쓰담쓰담하는거 기억했구나. 아주 잘했네, 울엄마 기억력 100만점~
근데 딸이 두 주간 못온 건 알아? 그래? 못온 거 몰랐는데......
딸이 아파서 두 주간 못왔지. 근데 엄마가 딸이 못온거 몰랐다니 나름 다행이네~ ㅎㅎ
응~ 응~ 모드라~? 빨리줘~ 몰? 니가 올 때 갖구오는 거 그거 빨리줘~ 맛있는 거~
엄마~ 커피달라고? 커피라는 말이 생각 안났어?
그래, 커피 줘. 니가 갖고오잖아. 말 그만하고 커피달라고~ 알았어요. 커피드릴게, 잠깐만 기다리셔~
울엄마 딸이 못와서 두 주동안 맛있는 커피를 못드셨구나~'
말그만하고 커피 빨리 달라시던 엄마는 따뜻한 달달구리 두유를 맛나게 드신다.
아유~ 맛있어, 정말 맛있어. 니가 와서 커피를 다먹네. 너무 좋아~
엄마 그렇게 맛있어? 그럼, 제일 맛있어.
커피맛과 두유맛도 구분못하시면서 두유를 커피라고 맛있게 드시며 행복해하는 엄마가 참 아프다.
엄마는 한잔 더드릴까? 권하는 딸에게 천사미소를 지으며 컵을 내민다.
엄마, 커피도 두잔이나 마셨고 기분도 좋으니 엄마 자식들 이름 한번 불러볼까?
큰딸, 큰아들, 작은아들, 작은딸, 막내딸까지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이름도 기억해내고
오랜만에 하는 숫자놀이도 더듬더듬 중간에 빼먹기도 하면서 백까지 세었지.
엄마 나이는 구십육, 아흔여섯살, 엄마 이름은? 춘자, 유춘자......
'성당' 얘기를 잘못알아들은 엄마가 '산성'을 외치고 나는 엄마가 알만한 남한산성얘기를 연결한다.
순교성지 남한산성을 천천히 간단하게 설명해드리고 엄마도 남한산성 다녀왔냐니 다녀오셨다는데.....ㅎㅎ
그러다 문득 엄마가 허리를 비튼다.
이제 앉아있기 힘들다는 표시, 엄마~ 이제 방으로 들어가실 시간이네.
엄마 방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마무리기도해야지.
주모경을 바쳐야쥬~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악에서 구해주소서~
엄마는 최대한 경건하게 주기도문을 바친다.
엄마, 담주에 올게요. 기도도 바쳤으니 들어가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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