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7월 4일 본문
엄마에게 가는 길,
오늘은 달달구리 따뜻한 두유(엄마가 커피로 알고 계신)와 말랑복숭아를 간식으로 준비했다.
지난주엔 아주 많이 많이 쾌청이셨는데 오늘은 어떠실지......
지난주 큰언니랑 막내랑 엄마보러 왔을 때처럼 엄마는 오늘도 아주 쾌청이다.
방에서 나오면서부터 번쩍 뜬 눈으로 여기저기 살피시며
휠체어를 미는 요양사선생님과 즐거운 담소? 중인 울엄마 오늘도 바쁘시겠네.
누가 왔을까 묻는 말에 딸이 왔다고 기분좋은 대답도 하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엄마의 기억력 시동을 거는중인데 엄마가 옆구릴 툭툭치신다.
'근데 언니~ 언니가 갖고 오는거 그거 모드라~ 떠들지 말고 그거 좀 줘~!
오잉~ 엄마, 금방 딸이 와서 좋다더니 갑자기 딸이 언니가 됐어?
ㅎㅎ 언니가 몰갖고 왔을까? 언니가 갖고 온 그걸 달라고?
응~ 그거 맛있는거 있잖아~ 아~ 알았어. 엄마, 커피달라는 거지? 응, 커피갖구왔지? 커피 얼른 줘.
좀 기다리셔, 커피드릴게.' 엄마는 달달구리 두유를 아주 맛나게 드신다.
'아유~ 맛있어. 커피는 정말 맛있어.'
엄마가 바라는 대로 맛있는 커피를 드신 엄마는 너무나 기분이 좋다.
'근데 오늘도 언니랑 같이 왔니? 최서방도 같이 왔어? 아니, 언니랑 형부는 못왔어.
오늘은 나혼자 왔어. 막내도 일해야하니까 못오지.
지난주엔 서로 시간을 맞춰서 같이 왔는데 이번주엔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아~ 그렇구나~ 근데 언니도 같이 왔어? 막내도 오고 남자 목소리는 큰사위야?'
반복되는 같은 질문과 대답이 계속되다가 어느순간 엄마가 퐁당퐁당 동요를 기억해내셨다.
기분좋게 퐁당퐁당 동요를 두번이나 부르고~ ㅎㅎ
입이 마른듯한 엄마에게 가져간 복숭아를 한조각을 입에 넣어드리자 맛없어 안드신단다.
그래도 한번만 드시라했더니 끝내 뱉어버리고 한말씀,
'싫은거 억지로 넣어줘서 나 삐졌어. ㅎㅎ 엄마 삐졌어? 몰 그런 걸 갖고 삐지고 그래~
엄마~ 기분풀어~ 커피 한잔 더 드리면 엄마 화 풀릴거지? ㅎㅎ'
복숭아 억지로 드시게 해서 삐졌다던 엄마는 다시 한잔 드린 두유커피에
다시 기분이 좋아 환해지셨다.
마무리기도를 하고 엄마는 방으로 들어가셨고,
엄마가 맛없다고 안드신 복숭아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차안에서 농익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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