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6월 21일 본문
일욜에 작은오빠네가, 화욜에 큰오빠네가 엄마보러 갔으니
텀을 조절해 금욜, 엄마를 만나러 간다.
금욜이라선지 평소보다 차가 많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아주 쾌청하다.
근래들어 처음 보는 쾌청한 상태,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명료하다.
누가 왔을까 묻는 말에, '우리 딸이 왔지. 딸 누구? ㅁ수니~
세상에나~ 엄마 오늘 정말 짱인데~? 대체 몇 주만에 몬일이 일어난거야?
너 커피갖고 왔잖아, 딴소리하지 말고 커피나 어여줘~
ㅎㅎ 엄마 커피먹고 싶어서 커피갖고 오는 딸이 퍼뜩 생각난거?'
'아~ 맛있어, 커피가 정말 맛있어'를 연발하며 엄마는 두유를 커피라고 맛있게 행복하게 드신다.
세월의 무게탓일까?
커피잔을 받치고 있는 손은 말간 살가죽 아래로 터진 핏줄이 드러나있다.
커피를 마신 엄마는 기분이 너무 좋다.
오랜만에 자식들 이름도 애써서 기억해내고......
생각이 안날 땐 잠깐만 기다려보라고 생각하는 중이라고~
이렇게 오고가는 대화가 얼마만인가~
숫자도 백까지 거뜬히 헤아리고, 자식들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고
섬마을 선생님도 잘부르신다.
면회가 마무리 될 무렵,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을 엄마는 아신다.
가지말라고 자식들이 와야 웃을 일도 있고 얘기도 한다는데 마음이 먹먹하다.
다음주에 큰딸 ㅈ자랑 막내 ㅁ수기랑 딸 셋이 올거라니 기분 좋다며 잘가라 작별인사를 하시네.
면회마무리 기도를 할 때도 엄마가 스스로 성호경을 긋고 주모경을 바치셨지.
방에서 자식들 이름 생각하고 자식들 생각하며 기도해주기가 숙제라니 대답은 하시네.
'자꾸 잊어버려서 잘못해. 괜찮아, 엄마~ 잘못해도 그냥 생각만 하려 애씀 돼요.
담주에 세딸이 온다고 했지? 행복하게 기다리고 계셔~'
돌아오는 길도 차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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