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11월 6일 본문
이런~, 이번주는 4, 5, 7, 8, 9일이 다 일정이 잡혀있다.
하는 일 없이 몬 스케줄이 빼곡한지, 백수?가 과로사할 판~ ㅎㅎ
오늘을 놓치면 이번주 엄마면회를 건너뛰어야 할 것 같아 부지런히 준비!
오늘은 이미 면회실에 손님이 있어 식당에서 엄마 면회,
엄마는 누가 왔을까 묻는 딸 말에 '얼굴을 맨질맨질 만지는거 보니 ㅁ수니가 왔네.'
시작이 괜찮다. 근데 ㅁ수니가 누군데? 다시 물으니 모른다는~ ㅠㅠ
옆집 아줌만가 딸인가 던진 선택지에 옆집 아줌마라네. ㅍㅎㅎ
두겹으로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하고 나오신 엄마를 보며 나누는? 계절얘기~
엄마의 남은 날들도 아주 늦은 가을이거나 추운 겨울일터~
안보여 깜깜하고 안들려 고요한 엄마 귀에 대고 들리던 안들리던 계절얘기를 한다.
'엄마~ 지금 밖이 추워~ 그래서 엄마도 옷을 단단히 입고 나왔잖아.
밖은 바람이 좀 쌀쌀하고 나뭇잎도 바람따라 흔들리다 떨어지고 있어.
이렇게 바람불고 나뭇잎 다 떨어지면 아주 추워지지? 추운 때는 겨울인데......
겨울엔 눈이 내려요. 엄마~ 눈은 어떻게 내리지? 펄펄내리지.' 생각지도 못한 엄마의 대답, 유레카다!
'그래 엄마, 눈은 펄펄내려. 눈이 무슨 색이더라? 하얀색. 야 울엄마 똑똑하네. 으뜸, 참잘했어요.
그럼 엄마 우리 펄펄 눈이 옵니다. 노래 한번 부를까?'
엄마랑 조용하게 동요를 부른다.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자꾸자꾸 뿌려줍니다~ 자꾸 자꾸 뿌려.....에서
사레가 들린 엄마는 두유커피로 입을 축이고야 기침이 멈추었다.
20분이 넘어가며 앉아있기 힘들다고 몸을 비트는 엄마!
오늘은 손을 많이 떨어 두유커피를 마시는 내내 컵을 잡아드려야 했다.
힘들다면서도 커피는 맛있다고 달라시더니 두잔을 드셨다.
두유를 커피라고 드시면서 맛있다, 고맙습니다 꼭 인사치례를 하는 엄마는 참 고운 치매환자?
방으로 들어가시기 전 주모경으로 마무리 기도를 바치고,
딸이 시키는 의미없는 인사를 따라한다. 엄마, 따라해봐~ '딸 잘가, 운전조심해.'
알았어요. 운전 조심해 잘갈게, 그리고 담주에 올게요.
방에 들어가 쉬면서 엄마 기억을 갉아먹는 벌레 두마리만 잡으세요.
'엄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면회-11월 13일 (0) | 2024.11.14 |
---|---|
엄마면회-작은오빠네, 11월 10일 (0) | 2024.11.10 |
엄마면회-큰오빠네, 11월 1일 (0) | 2024.11.01 |
엄마면회-10월23일 (0) | 2024.10.25 |
엄마면회-큰오빠네랑 나랑 (0) | 2024.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