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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11월 6일

babforme 2024. 11. 8. 13:53

이런~, 이번주는 4, 5, 7, 8, 9일이 다 일정이 잡혀있다.

하는 일 없이 몬 스케줄이 빼곡한지, 백수?가 과로사할 판~ ㅎㅎ

오늘을 놓치면 이번주 엄마면회를 건너뛰어야 할 것 같아 부지런히 준비!

 

요양원은 이미 가을이 담뿍 내려앉았다.
이미 한겨울인 엄마- 모자를 쓰고 또 패딩에 달린 모자를 겹쳐쓰고 나오셨다.

오늘은 이미 면회실에 손님이 있어 식당에서 엄마 면회,

엄마는 누가 왔을까 묻는 딸 말에 '얼굴을 맨질맨질 만지는거 보니 ㅁ수니가 왔네.'

시작이 괜찮다. 근데 ㅁ수니가 누군데? 다시 물으니 모른다는~ ㅠㅠ

옆집 아줌만가 딸인가 던진 선택지에 옆집 아줌마라네. ㅍㅎㅎ

두겹으로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하고 나오신 엄마를 보며 나누는? 계절얘기~

엄마의 남은 날들도 아주 늦은 가을이거나 추운 겨울일터~

안보여 깜깜하고 안들려 고요한 엄마 귀에 대고 들리던 안들리던 계절얘기를 한다.

'엄마~ 지금 밖이 추워~ 그래서 엄마도 옷을 단단히 입고 나왔잖아.

밖은 바람이 좀 쌀쌀하고 나뭇잎도 바람따라 흔들리다 떨어지고 있어. 

이렇게 바람불고 나뭇잎 다 떨어지면 아주 추워지지? 추운 때는 겨울인데......

겨울엔 눈이 내려요. 엄마~ 눈은 어떻게 내리지? 펄펄내리지.' 생각지도 못한 엄마의 대답, 유레카다!

'그래 엄마, 눈은 펄펄내려. 눈이 무슨 색이더라? 하얀색. 야 울엄마 똑똑하네. 으뜸, 참잘했어요.

그럼 엄마 우리 펄펄 눈이 옵니다. 노래 한번 부를까?'

엄마랑 조용하게 동요를 부른다.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자꾸자꾸 뿌려줍니다~ 자꾸 자꾸 뿌려.....에서

사레가 들린 엄마는 두유커피로 입을 축이고야 기침이 멈추었다. 

 

마무리 기도하시는 엄마~

20분이 넘어가며 앉아있기 힘들다고 몸을 비트는 엄마!

오늘은 손을 많이 떨어 두유커피를 마시는 내내 컵을 잡아드려야 했다.

힘들다면서도 커피는 맛있다고 달라시더니 두잔을 드셨다. 

두유를 커피라고 드시면서 맛있다, 고맙습니다 꼭 인사치례를 하는 엄마는 참 고운 치매환자?

방으로 들어가시기 전 주모경으로 마무리 기도를 바치고,

딸이 시키는 의미없는 인사를 따라한다. 엄마, 따라해봐~ '딸 잘가, 운전조심해.'

알았어요. 운전 조심해 잘갈게, 그리고 담주에 올게요. 

방에 들어가 쉬면서 엄마 기억을 갉아먹는 벌레 두마리만 잡으세요.

 

돌아오는 길-차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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