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11월 13일 본문
오전에 처리 병원 결과 보러갔다가 점심먹고 엄만테로 출발,
저녁에 환경집행위도 있어 일정을 세개나 소화해야 하는 오늘은 나름 강행군의 날? ㅎㅎ
드문드문 공사중인 고속도로의 찾들은 가다서다 반복하며 느리게 달리고~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두눈을 꽉감은 채 무념무상이다.
그래~ 보이지도,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엄마의 세계에 무슨 생각과 무슨 즐거움이 있겠어~
얼굴을 만지며 누가 왔냐 묻는 딸에게 며느리라네.
ㅎㅎ 일전에 다녀간 며느리가 갑자기 떠오른 걸까?
아무말 대잔치를 하며 엄마의 기억회로를 작동시키려 애쓰는 딸에게
ㅁ수니가 왔다고 대답하시더니 ㅁ수니가 누군줄은 모른다는~ ㅎㅎ
심드렁하니 '네~네~, 응~응~'만 하는 엄마에게
오늘부터 엄마이름은 응자씨, 네자씨야. 유춘자씨가 아니라 응자씨, 네자씨라고~ 알써요? ㅎㅎ
응응만 하던 응자씨까 커피 얘기를 하니 갑자기 귀가 솔깃?~
뜨끈하게 뎁혀온 두유를 맛나게 드시며 '맛있어, 뜨거워, 고마워~' 중얼거리는 엄마에게 박자랑 음정을 넣어
아이구~ 맛있어라, 아이구~ 고마워라, 아이구~ 뜨거워라 노래하듯 흥얼거리자
'엄마도 아이구~ 맛있어라, 아이구~ 고마워라, 아이구~ 뜨거워라' 따라하시고......
그 여파를 몰아 계절살이 이야길 한다.
김장얘기에 200포기를 하라는데,
집에 모여 김장을 하던 오래전 기억들이 떠오르다 가뭇없이 사라져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 김장,
엄마 집에 50포기 놓고, 큰딸부터 막내까지 20포기씩 가져가는 걸로 딸이 받아 정리하니 그렇게 하란다. ㅎㅎ
그래도 오늘은 많이 버티셨다.
나름 '아이구~ 맛있어라......' 두유커피 노래도 하고 김장도 하느라 시간이 걸렸네.
마무리기도엔 성호만 긋고 딸이 하는 기도에 소리없이 달싹거리는 입,
아멘~! 소리만 제대로 하시는 기도가 끝나고 딸이 시키는 대로 딸에게 인사를 한다.
'딸~ 조심해서 잘올라가~' 담주에 올게요. 엄마도 잘있어요.
33분 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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