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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11월 13일

babforme 2024. 11. 14. 16:53

오전에 처리 병원 결과 보러갔다가 점심먹고 엄만테로 출발,

저녁에 환경집행위도 있어 일정을 세개나 소화해야 하는 오늘은 나름 강행군의 날? ㅎㅎ

드문드문 공사중인 고속도로의 찾들은 가다서다 반복하며 느리게 달리고~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두눈을 꽉감은 채 무념무상이다.

그래~ 보이지도,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엄마의 세계에 무슨 생각과 무슨 즐거움이 있겠어~

얼굴을 만지며 누가 왔냐 묻는 딸에게 며느리라네.

ㅎㅎ 일전에 다녀간 며느리가 갑자기 떠오른 걸까?

아무말 대잔치를 하며 엄마의 기억회로를 작동시키려 애쓰는 딸에게

ㅁ수니가 왔다고 대답하시더니 ㅁ수니가 누군줄은 모른다는~ ㅎㅎ  

 

심드렁하니 '네~네~, 응~응~'만 하는 엄마에게

오늘부터 엄마이름은 응자씨, 네자씨야. 유춘자씨가 아니라 응자씨, 네자씨라고~ 알써요? ㅎㅎ

응응만 하던 응자씨까 커피 얘기를 하니 갑자기 귀가 솔깃?~

뜨끈하게 뎁혀온 두유를 맛나게 드시며 '맛있어, 뜨거워, 고마워~' 중얼거리는 엄마에게 박자랑 음정을 넣어 

아이구~ 맛있어라, 아이구~ 고마워라, 아이구~ 뜨거워라 노래하듯 흥얼거리자

'엄마도 아이구~ 맛있어라, 아이구~ 고마워라, 아이구~ 뜨거워라' 따라하시고......

그 여파를 몰아 계절살이 이야길 한다.

김장얘기에  200포기를 하라는데,

집에 모여 김장을 하던 오래전 기억들이 떠오르다 가뭇없이 사라져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 김장,

엄마 집에 50포기 놓고, 큰딸부터 막내까지 20포기씩 가져가는 걸로 딸이 받아 정리하니 그렇게 하란다. ㅎㅎ

 

그래도 오늘은 많이 버티셨다.

나름 '아이구~ 맛있어라......' 두유커피 노래도 하고 김장도 하느라 시간이 걸렸네.

마무리기도엔 성호만 긋고 딸이 하는 기도에 소리없이 달싹거리는 입,

아멘~! 소리만 제대로 하시는 기도가 끝나고 딸이 시키는 대로 딸에게 인사를 한다.

'딸~ 조심해서 잘올라가~' 담주에 올게요. 엄마도 잘있어요. 

33분 면회~

 

지는 해는 구름속에 숨고, 차는 가다서다 반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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