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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수술-퇴원, 12월 30일-2026년 1월 1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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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수술-퇴원, 12월 30일-2026년 1월 1일

babforme 2026. 1. 11. 23:28

분당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마취과 검사가 다시 필요하니 입원준비해서 병원으로 오라는데 갑자기 가슴이 ㅎㄷㄷ 뛰기 시작하네.

31일 7시 30분까지 가서 9시 첫 타임에 수술하고 회복하는 대로 바로 퇴원하는

당일 입퇴원 일정이 갑자기 바뀌어 나는 2박 3일 입원환자가 되었다.

 

계속 된 수술로 제대로 남아나지 않는 얼굴과 구강-이뻤다던 내 얼굴은 전설이 되었다.
4번째 수술을 위해 침대에 걸터앉아 문진표 작성
곧 집으로 돌아갈 옆지기와 한 컷~ ㅎㅎ
바뀐 병실 풍경-커텐 칸막이 안 침대 위로 개인용 TV겸 병원생활 안내용 모니터

2013년 세번째 수술, 구강 안에 심각하게 발생한 스카를 제거하고 피부이식을 한지 

12년 4개월이 지난 오늘 4번째 수술을 받으러 온 병실은 풍경이 참 많이 바뀌었다.

병실마다 하나씩 있어 돈을 넣고 병실 안 모든 환자와 보호자가 개인 취향에 관계없이 시끌벅적 시청하던 TV는 

환자 침대 위에 설치된 개별적 모니터 환경으로 바뀌었네.

이어폰도 준비돼 있고 마치 뱅기 자리마다 설치된 모니터 같아 웃음이 났어.

돈을 따로 넣지 않아도 되고, 이거 서비스인거지? ㅎㅎ

또 하나 존거는 코로나가 만들어준 면회금지 원칙~

병원 팔찌 낀 보호자 1명만 출입이 가능해 병실이 아주 조용했다는~

13년 전 그땐 정말 다인실 병원살이가 아주 고욕이었는데.....

내 침대 맞은 편에 할머니 환자분이 계셨었지.

아마 집안 어르신이었던듯, 그러니 병문안 면회객이 얼마나 많았겠어?

수술실에서 병실로 막 돌아온 내 컨디션과는 상관없이 하루종일 할머니 문병객이 넘치고 넘쳐

끝내는 환자인 내 침대에까지 걸터앉아 할머니를 문병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지.

입원한 1주일 내내 나는 그 할머니 문병객을 피해 링거 주렁주렁 단 링거꽂이대를 밀고

지하 3층 성당으로 피신을 다녀야했던 웃픈 기억~

그때 문화는 그게 당연했으니 어르신이라 한소리도 못하고 나 혼자 울화통터지던......

할머닌 대우받는 기쁨에 먼저 문병온 자손에게 지금 아무개가 오고 있대~ 좀 기다렸다가 개들도 보고가

언제 또 보겠어, 붙들어 앉히고 편히 쉬지 못해 힘든 나는 속으로 부들거리고.....

 

이거먹고 내일 수술 뒤 회복될 때까지 굶어야 한다. 억지 단식?에 앞서 야무지게 된장국에 밥 한공기 다 비웠다는~ ㅍㅎㅎ
수액도 맞고, 진짜 환자구만~ 근데 난 구강만 고장난 여자라 어디서도 환자대접을 못받는 불쌍한 환자라는~ㅍㅎㅎ
옆지기가 돌아간 뒤 마취를 위해 밤늦게까지 이비인후과 기도 검사도 하고, 목부분 집중 ct도 찍고-검사가 끝난게 아니었네.
오오래 기다려 드뎌 침대타고 수술실로 이동

갑자기 병원측 요청으로 입원환자가 되면서 오전 9시 첫 타임 수술시간도 뒤로 밀렸다.

당일 입퇴원 환자 2명에게 오전 타임을 양보하고 나는 세 번째, 12시 이후로~

간호사 선생님이 그래도 보호자가 11시까지는 도착해 대기하라고 하시네.

옆지기 호출받고 부지런히 달려와 무한대기중~ ㅎㅎ

결국 1시가 되어서야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갔지.

수술 대기실에서도 마취과 왔다갔다~ 대기 또 대기

2시쯤이었나 수술실 환한 전등이 켜지고도 마취과 교수님이 살피고 또 살피고

결국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로 방향을 틀었다.

기도와 목상태와 이것저것 검사는 많이 했으나 문제는 내 콧구멍이 넘 작아 관이 안들어간다네.

아이들용이라야 콧구멍을 통과할 수는 있는데 아이들용이라 관이 짧아 내 기도까지 이르지 않는다니

에고에고~ 자가호흡이 가능한 수면 마취 밖에 방법이 없다네.

방사선 치료는 어느 부위에 받았던 치료 후유증에 다들 힘들게 살아내신다고 어쩔 수가 없다고

그래도 이렇게라도 수술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는

위로 아닌 위로를 끝으로 마취과 교수님이 내 남아있는 잇몸에 주사를 놓기 시작했지.

그리고 수술이 시작되고 몽롱한 가운데 알아들은 말소리 둘,

1. 참 다행이다. 신경도 건들지 않고 골수염이 딱 도려내기 좋게 자리잡았어.

수술시간 30분은 벌었는 걸, 환자에게도 우리에게도 참 잘된 일이야~

2. 이 조각들 찾아 숨박꼭질 하는 거 같아~ 웅얼웅얼.....

그리고 잠을 잤는지 어쨌는지 기억이 없다. 회복실로 옮겨지고 나서야 눈을 떴지. 

그렇게 4번째 수술을 받고 나는 일흔도 되기 전에 아래턱 뼈 일부를 도려내고 아랫니 3개만 남은 호호 할머니가 되었다.

내 삶의 자리에서 내가 원하진 않았으나 세번의 문이 닫히며 흘렸던 눈물의 강을 지나

이제 네번째 문이 열리는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또 눈물겹게 잘 살아낼  내 남은 날들에 축복있으라!

 

나 환자 맞거든요~ ㅎ
수술 뒤 얼음찜질-열심히 잘한 덕에 크게 붓지 않고.....
금식 뒤 27시간 만에 허락된 일용할 양식-뭘 먹을 수 있을까?
퇴원하는 날 아침-1월 1일이라고 흰죽과 떡만두국이 나왔네.
2박3일, 2년만에? 퇴원기념 한컷~-나 이긴거니?
두 아드님의 퇴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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