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해마다 화사하게 피어나던 철쭉이 가셨다~ 본문
해마다 봄이 되면
우리집 베란다엔 키큰 철쭉 두 그루가 화사하게 피어났다.
그런데 지난 겨울을 나면서 스물 세해를 변함없이 꽃을 피우던 한 녀석이 갑자기 떠나버렸다.
봄이 오면서 스므 해를 함께 한 다른 녀석이 시름시름 병색이 짙어지더니
그 많던 꽃망울 하나도 맺지 못하고 결국 다시 가버렸다.
농장에서, 꽃집에서 굵고 튼실하게 자라있었으니
최소 30여년을 꽃피웠을터,
때가 돼서 떠나셨는가~
3-4년 전에 찍어 놓았던 사진~
3단으로 모양을 만들고, 베란다 천정 근처까지 간 키도 정리해주었었지~
스물 세해(울집에 와 산 햇수) 철쭉이 살던 화분 - 이곳에서 스물세해를 살아 꽃피느라 힘들었을까?
이 화분에서 또 한녀석은 스므해(울집에 온 햇수)를 살았다.
거의 서른해 이상을 품었던 철쭉을 떠나보낸 화분들도 허전할까~?
지름이 50cm 정도 되는 대형 화분-이곳에 살던 친구도 떠났다.
주인 떠난 빈 화분을 정리하며 올 봄을 맞았다.
그래, 보낼 건 보내고 정리할 건 정리하자.
입으로만 다짐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멈춰 선 자리에서
베란다 봄맞이가 시작되었다.
빈 화분 가득하던 흙들을 비우고-세상에나 화분마다 들어있던 흙만도 마대자루 몇개가 나왔는지
얼추 100kg정도는 비웠나보다-
대형 화분들을 정리하고 나니 베란다가 헐쯤해졌다.
이렇게 넓은 베란다였다니 무얼 그리 끌어안고 산것일까?
다육이 분갈이와 함께 작은 화분 중심으로~
작은 화분에서 삐삐대던 다육이를 분갈이하면서 갑자기 다육이 부자가 되었다.
베란다를 가득 채웠던 화분들이 한 눈에 들어올만큼 정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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