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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텃밭에 대놓았던 차를 돌려 엄마 모시기에 편하게 빼놓고 들어오니 엄마는 여전히 '아무데도 안갑니다'를 반복하고, 차빼러간 나를 찾으며 엄마가 했다는 얘기를 벌개진 눈으로 큰언니가 들려준다. '00아 00아~ 너 하나도 안미워했어. 내가 너를 왜 미워해~!' 엄마 건강이 급격히 안좋아지며 올 때마다 '보기도 싫다, 다시는 오지 말라, 미운년 또 왔네, 아이구 지겨워, 목소리도 듣기 싫어' 화내고 소리지르고 주먹질에 발길질하던 엄마가 차빼러간 사이에 저런 말씀을 하셨다고. 큰언니는 엄마가 너 미워서 그러신게 아니라며 눈물바람이다. 아무데도 안간다고 입으로만 버티던 엄마는 결국 떠들썩한 요양원원장에게 덜렁 안겨 저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내 차에 태워졌다. 엄마 옆에 큰올케언니가 타고 조수석엔 떠들썩하니 말만 ..
엄마 치매검사가 예약된 날, 아침부터 서둘러 안흥으로 출발한다. 복잡한 마음처럼 복잡한 도로, 생각보다 길이 밀린다. 지난주 엄마에게 왔을 때, 엄마는 방에서 나가셨다 방문을 못찾아 헤메고 다닌 이야기를 하셨다. 문득 사랑채 쪽에 둔 버려야할 종이속옷이 생각나셨다고, 아들 며느리 오기 전 그것을 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 속에 남아있는 안채와 사랑채 구조를 떠올리며 손으로 더듬어 나간 길, 방향감각이 뒤섞이며 방문을 찾지못해 한고생하신 얘기를 하신다. 다행히 집에 무언가 검침을 오신 분이 엄마를 방으로 모셔주고 여기저기 더듬어 방문을 찾느라 지저분해 진 손도 씻게 해주었다고..... 가슴이 무너진다. 엄마에겐 나라에서 건강검진하라 한다고, 요양사선생님 계속 오시려면 엄마건강검진 서류가 필요하다고 에둘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