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2022년 1월 3-4일, 엄마 3-엄마 요양원 강제?입소하다 본문

엄마 이야기

2022년 1월 3-4일, 엄마 3-엄마 요양원 강제?입소하다

babforme 2022. 1. 12. 15:38

텃밭에 대놓았던 차를 돌려 엄마 모시기에 편하게 빼놓고 들어오니

엄마는 여전히 '아무데도 안갑니다'를 반복하고,

차빼러간 나를 찾으며 엄마가 했다는 얘기를 벌개진 눈으로 큰언니가 들려준다.

'00아 00아~ 너 하나도 안미워했어. 내가 너를 왜 미워해~!'

엄마 건강이 급격히 안좋아지며 올 때마다 '보기도 싫다, 다시는 오지 말라, 미운년 또 왔네, 아이구 지겨워,

목소리도 듣기 싫어' 화내고 소리지르고 주먹질에 발길질하던 엄마가 차빼러간 사이에 저런 말씀을 하셨다고.

큰언니는 엄마가 너 미워서 그러신게 아니라며 눈물바람이다.

 

아무데도 안간다고 입으로만 버티던 엄마는

결국 떠들썩한 요양원원장에게 덜렁 안겨 저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내 차에 태워졌다.

엄마 옆에 큰올케언니가 타고 조수석엔 떠들썩하니 말만 많은 원장이 탔다.

이웃 이모님이 차에 탄 엄마를 아무말도 못한채 황망한 표정으로 오래오래 바라보고......

 

피검사를 위해

출발한 차안에서 상황을 어쩌지 못하는 엄마와 원장이 입씨름?을 하고.....

엄마 요양원 입소에 필요한 요식행위, 건강검진을 위해 원주성모병원으로 달린다.

'의료공단에서 요양원 조사 수시로 나오지요?'

인터넷에 다르게 뜨는 요양원정보를 확인차 돌려묻는 한마디에 원장은 블라블라 말을 시작한다.

'말도 마요. 수시로 나오죠. 그 요건에 맞추려다보면 서류보여주기식만 되기 때문에 그런거 별로 신경안써요.

서류평가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편안한가 아닌가가 중요하니.....

우리 요양원 목표가 요양병원 안가시고 어르신들을 우리 원에서 편안하게 돌아가실 수 있게 하는 거예요.

우리는 신체구속동의서도 안받아요. 신체를 구속한다는 거 자체가 말도 안되잖아요.

우리 원은 절대로 어르신들 신체를 묶지 않고요,

가능하면 유동식도 안드리고 스스로 씹어드실수 있게 밥을 드립니다.

물론 어머니 경우엔 거의 3주를 못드셨기 때문에 당분간 유동식과 밥을 섞어서 드릴거예요.'

10여년 요양원을 운영한 관록인지 원장이 마치도 의사처럼 진단을? ㅎㅎ

'어머니 치매 아닙니다. 치매시면 이렇게 주고받고 대화가 안돼요. 근데 어머닌 주고 받고 대화가 되잖아요.

어머닌 우울증이 좀 있어요. 정신신경과에서 우울증약 처방받아 치료하면 요양원에서 아주 잘지내실 겁니다.

오늘 성모병원에서 건강검진하고 바로 원주 00신경정신과에 들러 우울증약도 처방받죠.'

조수석에 앉아 블라블라 말을 하며 원장은 00신경정신과에 전화를 한다.

계속되는 전화?에도 정신과 전화는 응답을 않고, 원장은 혼자소리 '응~ 왜 전화를 안받지? 오늘 진료 안하나?

계속 전화를 안받는 걸 보니 오늘 진료를 안하나 보네요. 무조건 가서 기다리면 어머니 힘드실테니

오늘은 건강검진만 하고 신경정신과는 우리가 예약하고 나중에 모시고 가는 걸로 할게요.'

오늘은 화요일, 이미 점심시간도 지난 시간, 전화를 안받을 이유가 없다. 

전화를 한건지 하는척 한건지, 요양원이 애용하는 병원이라더니 진료날짜나 시간도 몰랐을까?

'우리 엄마가 입소하면 모두 몇 분이 계시는 건가요? 22분이요.'

인터넷에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29명 정원이었는데 엄마 입소하면 22명이라~

그렇담 지난 금욜 마침 그날 아침에 한분이 돌아가셔서 한 자리가 났다는 얘기는......

인터넷 검색해볼 때부터 이거 뭐지 싶더니, 속이 터진다.

'직원은요? 16명쯤 돼요.

어머니는 12%안에 들어서 공단에서 225만원? 부담하고, 개인부담 45만원정도죠.

어르신 한분당 공단에서 저 금액을 받아도 직원들 급여에 요양원 기본 운영비 제하면 남는 것도 없어요.'

'면회는요? 면회는 언제든 ok예요. 걱정하지 마시고 날마다 와도 돼요.

가족들을 억지로 못만나게 한다는게 얼마나 비인간적이예요? 면회올 때 간식 같은거 사올 필요없어요.

먹는게 넘쳐나는 세상이라~ 논네들이 많이 먹지도 못하구요.'

그뒤로도 요양원 운영이 소명이라는 뉘앙스로 끊임없이 블라블라~

원장의 떠들썩한 설명?을 들으며 병원에 도착, 가장 기본적인 피검사, 오줌검사, 혈압을 재고 검진은 끝이 났다.

이제 진짜 요양원으로 가는 길, 엄마는 더 이상 아무 말씀도 안하신다.

 

마주 보이는 미닫이 안쪽으로 어르신들이 머무는 방이 있다. 소파 왼쪽은 조리공간
입소 대기중~
체념한 엄마 - 깊은 생각에 빠진듯하다.
숭늉같은 커피 한모금으로 복잡한 심경 삼켜 누르기

오빠가 서류에 사인을 하기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모든 것(저항?)을 체념한 엄마가 싱거덩한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나 엄마가 머무실 요양원 곳곳을 살펴본다.

건물은 엄마의 노쇠한 육신처럼 세월이 켜켜이 내려앉고, 내 삶의 끝자락도 이와 다를 것 없으리니

그럼에도 머리와 가슴의 거리가 이리도 멀수가 없다.

 

일단 6인실로 모셔 쉴 수 있게

이제 나도 엄마도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엄마는 요양원 6인실에 침대하나를 배정?받았다.

이 침대에서 잠시 쉬시다가 적응할 때까지는 1인실을 쓰게 한다는데.....

침대에 누운 엄마에게 꺽꺽 눈물로 인사를 한다. 

'엄마~ 미안해요, 이제 어쩔수 없어요. 여기서 잘지내셔야 해요. 잘드시고, 자주 올게요.

걱정하지마, 잘지낼게, 울지 말고...... 잘가~' 엄마는 너무나 멀쩡했다.

약 3주간 엄마가 자식들에게 원한 건 어쩌면 저 원장처럼 억지라도 부려주는게 아니었을까?

자신들의 삶의자리가 우선인 까닭에 삶의 막바지에 부리는 엄마의 투정?을 자식들은 눈치 안챈? 것일 수도 있었다.

엄마는 그렇게 온몸으로 거부하던 요양원에 입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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