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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야기

지구를 12바퀴 돌고도 남아요.

babforme 2021. 10. 24. 20:51

 

 2020년 7월, 지브롤터 해협에서 우연히 목격된 그물에 걸린 향유고래의 사진. 

 

✔국내 해양 플라스틱쓰레기 1위는?  

해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하면 제일 먼저 빨대나 페트병이 생각납니다. 우리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바다 근처 사는 분들은 다른 것들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고기잡을 때 사용하는 어구입니다. 예전에는 그물을 천연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바다 속에 그물이 빠지면 썩어 사라져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플라스틱과 나일론 등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사용하고 난 어구는 썩지 않는 쓰레기가 됩니다. 그물, 어망 등의 어구는 국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연간 6만7,000톤 추정)의 5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식탁으로 돌아옵니다. 201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이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양식장 등 남해바다 일대에서 채취한 수중생물 97%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발견되었습니다.

 

✔고기잡는 그물이 해양생태계도 파괴한다고요? 

바다에 함부로 버려지는 그물은 해양 동물의 목숨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유령어업(Ghost Fish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960년 FAO(세계식량농업기구)가 그 심각성을 지적하며 널리 알려진 말인데요, 바닷속에 버려진 폐어구에 각종 해양 생물들이 얽혀서 죽고 해양 서식처와 산란장이 파괴되는 상황을 뜻합니다. 테니스 네트처럼 생긴 투명하고 얇은 그물에 한 번 걸린 물고기는  절대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용 후 함부로 버려진 어구에 걸린 해양 생물은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어버리고, 죽은 생물체를 먹기 위해 접근한 다른 해양 생물이 어구에 걸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물을 사용하는 자망어업(Net Fishing)으로 발생하는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 지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자망어선은 총 13,275척입니다. 여기에 각각의 어선이 사용 허가를 받은 자망의 길이를 곱하면 한해동안 약 159,300km길이의 그물을 사용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정부는 이런 그물이 실제로 많게는 약 세배 가량 더 사용된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12바퀴 돌 수 있는 양이지요. 

 

지금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가요?   

바다에서 사용되는 그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실태 파악이 정확하지 않으니 관리도 할 수 없습니다. 수입으로 이루어지는 어구까지 추적해서 얼마나 많은 어구가 어떤 어업의 형태로 어느 수역에서 조업이 진행되는지, 사용 후 얼마나 많은 어구가 회수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산품에 도입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제도와 같은 맥락입니다. 어구의 관리는 선원들의 인권문제가 대두되는 강도 높은 어획량을 관리하고

어구의 변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법 어업까지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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