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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12월 11일, ㅈ연

babforme 2022. 12. 17. 21:11

내 친구 ㅈ연이, 울엄마의 대녀이기도 한 ㅈ연이 엄마랑 울엄마

아부다비에서 둘째날이 밝기 시작한 새벽 4시, 전화가 걸려왔다. 

아주 아주 오랜 동무 ㅈ연이었다.

울나란 지금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9시, 이곳과  5시간 빠른 시차~ 

재밌게도 8년전인가 로마의 어느 성당 쯤에서 ㅈ연이의 전화를 받았었지. 

  오늘은 아부다비의 한 호텔 침대에서 선잠에 뒤척이다 전화를 받는다.

코 찔찔이 어린시절부터 오랜 동무라 어쩌다 한번씩 전화로 생사만 확인하며 살아도

믿거라 서운하지도 노엽지도 않게 늘 그 자리에 있는 동문데,

코빅19로 발묶여 있다가 아들의 출장 길에 따라나선 참, 낯선 땅 아부다비에서 첫밤을 보낸 새벽에 동무의 전화를 받는다.

 

'엄마 면회 좀 가려고~ 혹시 시방도 면회 금진가 싶어서.....

아냐~ 지금은 면회돼. 내가 나오기 전에 엄마 면회하고 왔어. 지금 아부다비야.

아들이 아부다비에서 열린 자연언어 컨퍼런스에 참석하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왔어.

아들은 일정 땜에 먼저 나오고 남편이랑 나는 어제 그제 왔어. 14일에 들어갈거야. 고마우이~

진작부터 면회 함 하려했는데 참 시간 맞추기가 힘드네. 오늘 울엄마랑 같이 가려고,

울엄마도 엄마 보고 싶다시고..... 엄마가 울엄마 대모님이시잖아~ 

그래, 엄마 세례 때 울엄마가 대모하셨지. ㅎㅎ고마워. 들어가서 연락할게.'

 

집에서는 더이상 엄마의 생존을 바랄 수 없어 요양원에 모신다는 결정에 딸들과 마지막 밤을 보내던 날,

생각지도 못했는데 동무가 엄마를 보러왔었지.

미처 준비되지 않은 황망한 시간 앞에서 친정갔다 가는 길에 엄만테 들렀다던 동무랑 함께

울고 또 울었었는데 그게 벌써 1년이 되고 나는 이제 일상을 천천히 되찾고 있다.

엄마가 그렇게 가기 싫다던 요양원에 엄마를 반강제로 모시고

죄책감 혹은 어쩌지 못하는 분노?  스스로도 납득이 안되는 현실 앞에서

형용할 수 없는 상처로 깊이 패인 마음은 일상을 참으로 우울하고 힘들게 했는데,

그 힘든 시간을 함께 해준 고마운 동무가 오늘 엄마 면회를 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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