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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12월 6일

babforme 2022. 12. 17. 21:03

생각보다 오전 일정이 빨리 끝났다. 오후에 엄만테 갈 수 있을 것 같다.

애들 찬스까지 다쓰며 끌어모아 이사나가는 세입자분 전세금 돌려준 날,

묵지근하게 다리를 붙잡던 산 하나 넘은 느낌으로 홀가분하게 엄마에게 달려간다.

1시간 3-40분을 달려가 3-40분 엄마면회를 하고 2시간을 달려 돌아오는 엄마면회 일정!

이젠 제법 엄마도 나도 익숙해진 일정이다.

 

엄마간식-오늘은 좀 드실라나?
마스크까지 한 엄마가 완전무장하고 면회실로 나온다.
다행스레 오늘도 엄마 맑음 - 'ㅁ수니가 왔구나~' 하며 웃으신다.
껍질 벗겨 자른 샤인머스켓 한조각을 작은 포크에 꽂아 엄마손에 들려주고~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아직까진 맑음이다.

포도 한조각과 케잌 한꼬집 정도 드시고 더 이상 안드시겠단다.

'엄마 밥은 잘드셔? 잘먹지. 얼만큼 먹는데? 많이 먹지. 많이 먹으면 화장실도 잘 가시겠네.

그럼~ 많이 먹으니~ 아, 그럼 딸이 걱정할 게 없네. 엄마 잘드시고 잘 내보내고 하면~'

말씀은 그리하시나 집에서보다야 훨 낫지만 그닥 잘드시진 않는듯하다.

원장은 어르신들 함께 드시라 가져갔던 음료도 그대로 둔채, 엄마가 안드시니 더 이상 어떤 간식도 가져오지 말라하고.....

 

엄마랑 딸이 하는 일상?의 수다가 엄마의 기억 길어 올리기.....

엄마 손주 ㅁ철 필레몬은 학회 출장으로 어제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전하자,

'에구~ 잘했네. 뱅기타고 멀리가서 일하느라 고생이네. 잘갔다와야지~

엄마~ 필레몬이 출국해서 엄마 이제 같이 못가요, ㅎㅎ~ 내가 거길 어떻게 가~ 손주가 잘가서 일 잘하고 옴 되지~'

대화가 된다. 정말 오늘은 완전 맑음이다.

딸이 엄마에게 숙제검사하겠다고 하자 엄마는 빙그레 웃으며 숙제 안했다 하시네. 

그래도 큰딸부터 막내까지 차례로 사는 곳과 이름을 확인하고,

힌트도 주면서 내일이면 또 아득히 잊을 저 아래 꽁꽁 숨어있는 엄마 기억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숙제 검사의 끝, 주모경 함께 바치기~

다음에 딸이 올 때까지 잊지 않고 자식들 이름 기억하며 주기도문 바치기를 숙제로 내주며 면회 끄읕~

오늘은 엄마가 '다음에 올게요.' 인사하는 딸에게 '잘가~' 인사도 하시고.....

아부다비, 두바이에 다녀오면 한 2주 못올수도 있어요. 속으로 말하며 돌아서는 마음 한켠이 무거워진다. 

 

작별의 시간, 하하 웃으라는 딸의 성화에 엄마가 하하 웃는다.

'엄마~ 부디 추운 겨울엔 먼길떠나지 맙시다요.'

허이허이 장안문까지 왔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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