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엄마 95회 생신1 -2월 13일(음 1/23) 본문
오늘, 엄마 95번째 생신, 요양원에서 두번째 맞는 생신이다.
방배동 큰딸과 수원 작은딸, 산청 막내딸이 엄마생신 면회를 가는 길~
큰언니와 동생이 아침부터 서둘러 서둘러 우리집으로 모이고, 간단하게 준비한 생신음식 챙겨 길을 나선다.
지난해, 큰언니랑 함께 했던 (요양원모시고) 첫 생신엔 외부음식 안된다고 난리였는데
올핸 또 얼마나 눈치를 보며 미역국에 밥 한술 드시게 할까?
열심히 달려 12시 25분쯤 요양원 도착!
면회를 신청하자 이제 막 점심드시기 시작했다고 기다리란다. 오늘은 점심이 좀 늦은듯~
에공, 일찍들 점심드시기에 지금쯤은 점심시간이 끝났으려니했는데 이제 시작했다니 기다려야지.
'지금 막 점심드시기 시작했는데, 쬐금만 드시게 하고 여기서 드시게 해야되나?'
면회실?에서 기다리는 사이 사무장이 왔다갔다하면서 혼자말로 중얼중얼 고민중~
그러다 엄마를 모시고 나왔다. 이번엔 준비해 온 음식을 편히 드리게 해주네. 고마운건가? ㅎㅎ
엄마~ 누가 왔게요? 엄마 딸 셋이 엄마생신 축하하러 왔어요.
큰딸 누구? 큰딸 ㅈ자, 작은딸 ㅁ수니, 막내 ㅁ수기..... 맞아~ 엄마! 글케 세딸이 함께 왔어요.
이따가 큰아들과 큰며느리도 올거야. 큰아들 누구? ㅇㅈ니, 큰며느린? 뭐였더라~ 유..... ㅇ시리,
작은아들은 ㅎ지니, 작은며늘은 은수기.... 아니 은수기가 아니고 ㅎ수기, 맞다, 은수기 아니고 ㅎ수기.....
엄마 미역국에 밥말아 좀 드실까? 미역국은 엄마 손주 ㅁ처리가 끓였어. 작년에도 ㅁ처리가 끓였잖아~
엄마랑 같은 날 나도 태어나 오늘이 내생일이기도 하니까~ ㅎㅎ
엄마는 미역국에 쌀밥을 말아 막내가 먹여주는대로 잘드셨다.
혹시 싶어 시늉만 해온 동태전이랑 깻잎전, 해파리냉채를 오물오물 싫다않고 드신다.
후식으로 고구마와 과일도 드시고 입가심으로 달달구리 믹스커피도 맛나게 후루룩~
커피가 먹고 싶은데 달라고 해도 안준다나~ ㅠㅠ
그리고 언니와 동생이 부르는 생일축하 노래에 '생일축하합니다~' 생각이 나셨나보다.
손뼉도 치고 노래도 같이 부르고 촛불도 같이 후~욱!
오후엔 큰오빠네가 동네 이웃들과 함께 또 올거라 너무 오래 있으면 힘드실까 실실 면회 마무리~
주모경으로 마무리 기도도 잘하시고, 인증샷 찍는 소리 하나 둘 셋에 늘 딸이랑 하던 숫자놀이를 생각하셨네.
딸과 함께 숫자세기, 하나, 두울, 세엣, 네엣........시물, 스물하나, 시물둘, 스물셋, 시물넷.....서른하나, 서른둘,서른둘....
잠깐씩 숫자가 꼬이며 엄마는 예순까지 숫자세기를 하셨지.
그리고 담주에 다시오겠다는 인사에 잘가유~ 대답하시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삶의자리가 너무 달라 세자매끼리만 밥을 먹는게 오늘로 두번째던가? 울나라 무쟈게 넓다는~ ㅎㅎ
첫번째는 미국으로 뜨려는 막내 설득?한다고 방배동 언니네 집에서 언니가 정성으로 지은 밥을 먹었었지.
밥을 먹고도 막내는 소문없이 미국으로 떠버려 서너달 뒤에야 미쿡에서 걸려온 전화에 참 많이 아팠었다는~
근데 글케 뜬 미쿡에서 아들 공부 대강 끝난 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이 아닌 산청에 있네. ㅍㅎㅎ
두번째인 오늘은 요양원살이 13개월에 접어든 엄마생신에 내생일이기도 한 날, 횡성에서 셋이 밥을 먹는다.
어쩌면 엄마의 저 모습이 우리네의 보편적인 모습일지도 몰라~
보내는 마음 춥지 않게 떠나는 발걸음 따뜻하게, 엄마~ 그곳에서 너무 오래 버티지 마셔요.
딸이 돼서 이런 기도나 바치다니 슬프고 또 미안해요.
엄마와 우리를 위해 선종기도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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