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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제라늄 삽목 본문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신 지난해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이 아닌 작은 제라늄 화분을 두개 샀었지.
요양원에 계신 엄마는 다홍색으로 드렸는데 그 뒤 다신 그 친구를 요양원에서 볼 순 없었지.
요양원에서 누가 그렇게 관리를 해 주겠어~ ㅎㅎ
울집에 남아있던 제라늄은 바로 흰색에 분홍, 노랑이 살짝 섞인 오묘한 색의 조 친구~
일조량 문제였을까? 조렇게 한해동안 꽃도 이쁘게 여러차례 피우더니 어느 순간 멀때같이 키가 커 있더군.
그래서 울집살이 1년이 지난 5월 중순쯤 가위를 집어들었지.
키 큰 제라늄을 3부분으로 잘라,
조금 넉넉한 화분엔 순이 있는 젤 윗부분과 목질화된 줄기부분 두개를 심어놓고,
금이 가 못쓰게 된 유리 머그잔엔 나머지 이파리 하나없이 목질화된 줄기부분 하나를 꽂아놨어.
뿌리내려 살아나면 좋고, 세상 떠도 어쩔 수 없는 상황,
가끔씩 물을 주며 베란다 구석 그래도 햇살 따라 옮겨주며 살폈더니
잎 하나없이 목질화된 줄기에서 새움을 틔웠네. 기특해라~
그러더니 새움 틔운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많이도 급했나 에고 고와라~
그 빈약한 새움에서 꽃대를 뽑아 올렸네.
저 줄기 어디에 저렇게 고운 색 꽃을 품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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