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구원의 기도 (2)
소소리바람이 불면~
지난 주엔 두 오빠들이 주초와 주말에 엄마에게 갔다는 이유로 나는 한주 쉬었다. 그리고 오늘, 엄마 입맛이 어떨까 싶어 오랜만에 엄마가 좋아하던 씨없는 청포도 약간과 커피 하나는 넘 작다고 해서 달달구리 커피 두봉지를 챙겨 엄마에게 간다. 길은 뻥 뚤려있고, 여러 까닭으로 밤잠을 설친 나는 연신 하품이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그사이 또 쌩하니 생뚱맞다. '유춘자씨~ 네! 유춘자씨 맞아요? 네, 저 유춘잔데요. 유춘자씨? 그럼 저는 누굴까요? 몰라요. 어떻게 알아요. 누군지 모른다구요?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요? 목소리도 생각안나요? 네, 몰라요. 누군지..... 유춘자씨~! 네~? 아~ 이러면 섭하지요? 모르면 알려고 노력을 해야되지 않겠어요? 글쎄 모르겠는데 어떻해요~' 지난주 화욜엔 작은오빠네가 왔었..
지난주엔 울나라에 없었던 터라 엄만테 갈수가 없었다. '담주엔 못와요. 울지말고 한주 기다리셔~' 하던 딸에게 '다큰게 몰 울어' 대답하던 엄마에게 부지런히 달려가는 길, 도로사정도, 다른 여건들도 별일없이 안녕이다. 누가 왔게요? 면회실로 나온 엄마에게 묻자 눈을 꽉 감은 채 엄마는 아주 시크하다. '몰라, 내가 어떻게 알어, 엄마 누가 왔는지 정말 몰라요? 지난주엔 일본 가서 못온다 했는데 그새 잃어버린거? 몰라~ 딸이 왔나~? 맞아, 딸이 왔잖아~ 딸, 어떤 딸이 왔어? 딸 이름이 뭐야? 몰라, ㅁ수닌가?' 아무래도 엄마에게 커피라는 약을 좀 드려야 할 것 같다. '엄마~ 내가 엄마 줄라고 모 갖고 왔는데, 그게 뭔지 알아맞혀봐. 엄마가 아주 좋아하는 건데..... 나 좋아하는 것도 몰라. 다 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