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글라라의 집 (2)
소소리바람이 불면~
암것도 가져 오지 말라는 엄마 말씀에도 혹시 싶어 간단하게 챙겨 나서는 길, 혹시 잃은 입맛 돌아올까 집에 있는 검정깨를 모두 털어 깨죽을 쒔다. 마침 엄마 휴대폰에서 '17시 30분' 알림말이 카랑하게 들리고, '엄마 휴대폰이 지금 몇시라고 했어? 5시 30분~ 오 잘했어요. 저렇게 십몇시라 하면 얼마를 빼라고 했쥬? 니가 12를 빼라고 했잖아.' 기분좋게 대답하신다. 이렇게 딸 기분을 up시키던 엄마가 불현듯 하시는 엉뚱한 이야기, 에구구 어쩌? '내가 작은 메누리에게 말했어. 몰? 니가 작은 메누리 싫어하니까 여기 오지 말라고~ 엉,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왜 작은올케언닐 싫어해? 그런 말을 진짜 했어?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해?, 작은올케언니가 얼마나 속상하겠어. 아니면 말구~ 니가 늙은..
지난달 17일 엄마의 치매를 확인한 뒤, 요양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동안은 그냥 지금처럼 재가서비스 받고 자식들이 오가며 엄마 90평생의 고향에서 무난하게 엄마의 일생이 마무리되기를 원했다. 딸이라 때때로 엄마에게 요양원얘기를 꺼냈어도 정말 요양원까지 가지 않으셨으면 했는데, 이젠 안되지 싶다. 치매검사를 하기 전 주, 엄마에게 다시 꺼냈던 요양원 얘기에 요양원엔 가고 싶지 않다던 엄마, 그러면서도 '내가 아무리 가기 싫어도 자식들이 어쩔수 없어 가야 한다면 가야지. 내가 힘이 있나.....' 흐려지는 말꼬리에 엄마 마음이 읽혀 왈칵 눈물이 솟았었다. '엄마 지금처럼만 하면, 더 정신줄 놓지 않고 밥 잘드시면 요양원 안가도 돼. 잘할 수 있지?' '어쩔 수 없어......'가 끝내는 순리가 되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