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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12월 2일, 엄마 - 글라라의 집 대기접수

babforme 2021. 12. 6. 15:26

지난달 17일 엄마의 치매를 확인한 뒤, 요양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동안은 그냥 지금처럼 재가서비스 받고 자식들이 오가며 엄마 90평생의 고향에서

무난하게 엄마의 일생이 마무리되기를 원했다.

딸이라 때때로 엄마에게 요양원얘기를 꺼냈어도 정말 요양원까지 가지 않으셨으면 했는데, 이젠 안되지 싶다.

치매검사를 하기 전 주, 엄마에게 다시 꺼냈던 요양원 얘기에 요양원엔 가고 싶지 않다던 엄마,

그러면서도 '내가 아무리 가기 싫어도 자식들이 어쩔수 없어 가야 한다면 가야지. 내가 힘이 있나.....'

흐려지는 말꼬리에 엄마 마음이 읽혀 왈칵 눈물이 솟았었다.

'엄마 지금처럼만 하면, 더 정신줄 놓지 않고 밥 잘드시면 요양원 안가도 돼. 잘할 수 있지?'

'어쩔 수 없어......'가 끝내는 순리가 되는 아픈 현실에 망연하다.

 

엄마 혼자 사시는게 좀 버거워보일 때부터 오빠네 어깨도 좀 가벼워지게 요양원 가시는게 낫지 않을까?

간간히 동생과 나누던 얘기를 이제 현실화해야 할 때,

그나마 엄마에게 가장 괜찮을 요양원, 엄마가 덜 힘들게 적응할 곳은 어디일까?

 

동생이 근무하는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1. 산청 성심원2. 시흥 글라라의 집,

지난해 가을 후배가 3. 영통에 차린 요양원을 염두에 두고 고민만 하다가 

엄마 치매판정 뒤 구체적으로 견줘보며 정리를 시작했다.

 

산청은 동생에게만 짐을 지우는 꼴에 더하여 너무 멀다.

영통은 잃어가는 기억속에서도 기도하는 엄마의 일상을 담보할 수 없다.

남은 건 시흥 글라라의 집, 가깝고 기도와 함께 하는 엄마의  일상을 담보할 수 있다.

 

동생이 다리를 놓으며 연락해보라는 요양원, 먼저 해보는 인터넷검색!

시흥 F.M.M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글라라의 집, 목감이면 가깝다.

안양과 수원에서 접근성도 좋다. 대기자가 많은 것 빼고는 다 좋다.

곧 있는 원주 조카의 혼인식에 오빠랑 올케언니랑 모두 얼굴보며 의논을 하기로~

 

프란치스코 전교 마리아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요양원 글라라의 집 전경
요양원 안 성당

일이 바쁘게 돌아간다. 이런저런 연락들이 오고간 뒤 급하게 대기자 접수 상담 날짜가 잡혔다.

큰언니네 부부, 큰오빠네 부부, 동생과 나, 6명이 찾아간 요양원, 수녀님이 놀라신다.

'아니 대기자 상담 접수하는데 이렇게 많이 오셨어요?'

 

요양원 상담을 끝내고 먹는 점심

 

무사히? 상담을 마치고 엄마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근처 까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고 무거운 마음으로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요양원, 우리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나 아직 맘편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곳!

우리 차례가 되어 엄마가 이곳으로 삶터를 옮기게 될 때,

이곳에서 엄마가 몸만 아니라 마음도 편하게 지낼 수 있었음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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