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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밤새 안녕?했던 엄마의 아침은 물 한모금 마시는 것으로 시작됐다. 엄마를 안아일으키다 갑자기 '우두두~' 나는 소리, 순간 움직일 수 없는 허리, 어쩔? 큰언니랑 함께 엄마를 가까스로 화장실로 모시고, 엄마는 오랫동안 변기에 앉아계셨으나 오줌량은 겨우 새오줌만큼이다. 민폐끼치기 싫은 엄마의 성정은 도움을 받아야하는 상황을 오래 참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때문일까? 엄마의 배변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다. '엄마~ 화장실 들어온김에 아예 목욕할까? 낼모레 신부님 봉성체 오실때 엄마 깔끔하면 좋잖아요. 그래, 그럴까~? 그럼 좀 씻겨줘!' 엄마 마음 변하기 전에 목욕걸상 챙기고 따뜻한 물을 받는다. 처음 본 엄마의 벗은 몸은 사윌대로 사위어 뼈만 앙상하다. 살면서 엄마랑 목욕 한번 해보질 않았으니...... 큰언니..
토욜(18일) 요양사선생님 퇴근 뒤부터 일욜(19일) 까지 엄마가 물 조금 외엔 암 것도 안드신다는 큰오빠와 큰올케언니의 톡. 요양사선생님하고는 조금이라도 드시더니 월욜(20일), 요양사선생님하고도 암것도 안드셨댄다. 요양사 선생님과 통화, 출장 링거가 가능한지 병원상황을 알아본다. 면소재지에 있는 작은 병원 하나, 간호사 혼자 백신주사 소화하기도 넘나 바빠 출장 링거는 불가, 화욜(21일) 오후에 직접 내원하는 것으로 큰올케언니와 상의. '연명치료 하지 말라, 링거도 놓지 말라, 어떤 치료도 안받겠다......' 온몸으로 거부하는 엄마, 손 하나도 까딱 못하게 하는 저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결국 엄마의 극심한 거부로 내원하는 것도 무산되고, 이제 자식들이 할 수 있는 건 엄마가 하시는 떠날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