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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12월 18-24일, 엄마 -클수마수의 기적?

babforme 2021. 12. 23. 12:21

토욜(18일) 요양사선생님 퇴근 뒤부터 일욜(19일) 까지

엄마가 물 조금 외엔 암 것도 안드신다는 큰오빠와 큰올케언니의 톡.

요양사선생님하고는 조금이라도 드시더니 월욜(20일), 요양사선생님하고도 암것도 안드셨댄다.

요양사 선생님과 통화, 출장 링거가 가능한지 병원상황을 알아본다.

면소재지에 있는 작은 병원 하나, 간호사 혼자 백신주사 소화하기도 넘나 바빠 출장 링거는 불가,

화욜(21일) 오후에 직접 내원하는 것으로 큰올케언니와 상의.

'연명치료 하지 말라, 링거도 놓지 말라, 어떤 치료도 안받겠다......'

온몸으로 거부하는 엄마, 손 하나도 까딱 못하게 하는 저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결국 엄마의 극심한 거부로 내원하는 것도 무산되고,

이제 자식들이 할 수 있는 건 엄마가 하시는 떠날 준비를 속수무책 지켜보는 것!

마음 아프지만 엄마가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어떻게 2주도 채 안된 상황에 이런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그렇게 목욜(23일)까지 황망한 시간이 흐르다......

 

12월 23일 무려 엿새만에 수저를 든 엄마

목요일(23일) 늦은 오후, 5시 47분 오빠가 톡으로 보낸 사진 한장, 

ㅎㄹ가 오고 엄마가 동치미국물과 밥을 조금 드셨다는 설명.

오잉~ 이게 몬일? 이뻐라 하는 엄마 손녀딸 ㅎㄹ의 능력이 대단하다.

세상에나~ 엄마의 손주 11명중 11번째 손녀딸 ㅎㄹ가

유투브를 보며 할머니를 위한 팥죽을 쑤워왔댄다.

엄마와 아빠가 할머니 집에 와 있는 사이

혼자 유튜브를 보면서 할머니 드린다고 시키지도 않은 팥죽 쑬 생각을 하다니,

언제 이렇게 잘자랐나 기특하고 장하다. 

손녀의 그 정성이 통했는지 엿새째 온몸으로 음식을 거부하던 엄마가

'할머니 식사는 잘하셔야죠.' 한마디 하며 내미는 동치미국물과 밥을 한숟가락 드셨다네!

 

12월 24일, 그래봐야 된장국에 만 밥 한술에 몇 모금 커피여도 드셨다는게 또 감사! 

큰오빠네와 교대?한 작은오빠(작은올케언니)가 아침 일찍 식구밴드에 사진을 올렸다.

어제 저녁 ㅎㄹ의 한술 밥에 이어 된장국에 만 밥 서너술 뜨셨다고~

국에 만 밥이 여전히 거의 다 남아있지만 거부하지 않고 드셨으니 그것도 감사! 

클수마수의 기적?

이제 조금씩 몸에서 음식을 받아들이는 것 같아 맘이 좀 놓인다. 

'엄마~ 이렇게 조금씩 드시면서 춘 겨울 잘보내시고

하느님이 엄마를 부르실 때까지 서로 맘 아프지 않게 버티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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