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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지난 주엔 두 오빠들이 주초와 주말에 엄마에게 갔다는 이유로 나는 한주 쉬었다. 그리고 오늘, 엄마 입맛이 어떨까 싶어 오랜만에 엄마가 좋아하던 씨없는 청포도 약간과 커피 하나는 넘 작다고 해서 달달구리 커피 두봉지를 챙겨 엄마에게 간다. 길은 뻥 뚤려있고, 여러 까닭으로 밤잠을 설친 나는 연신 하품이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그사이 또 쌩하니 생뚱맞다. '유춘자씨~ 네! 유춘자씨 맞아요? 네, 저 유춘잔데요. 유춘자씨? 그럼 저는 누굴까요? 몰라요. 어떻게 알아요. 누군지 모른다구요?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요? 목소리도 생각안나요? 네, 몰라요. 누군지..... 유춘자씨~! 네~? 아~ 이러면 섭하지요? 모르면 알려고 노력을 해야되지 않겠어요? 글쎄 모르겠는데 어떻해요~' 지난주 화욜엔 작은오빠네가 왔었..
면회를 신청하고 한참 뒤에 엄마가 나오신다. 컨디션이 좋으신지 면회실로 나오며 'ㅁ수나~' 하고 크게 이름을 부르는 엄마다. '엄마, 난줄 어떻게 알고 이름을 불러요? 내가 올 줄 알고 있었어? 그럼~! 니가 ㅁ수니잖아. 오~ 대단한데, 딸이 온 걸 알고 이름을 부르다니......' ㅎㅎ 시작은 좋다. '섬바골(선바위골)에 배 떠있는거 봤니? 어~ 섬바골에 배가 있었나? 엄마 난 못봤는데..... 신이 떠내려갔어. 섬바골 그 깊은 물에 엄마 신이 떠내려갔다고? 내가 가서 건져올까? 그래, 갈아앉아있음 건지면 되는데 떠내려가서 없지? 엄마~ 없네, 떠내려갔나봐. 이왕 떠내려간거 걍 한켤레 다시 사지뭐~ 신발이 없다. 신발이 없어. 신을 잊어버렸잖아~ 어떻하지? 신을 챙겨와야 집에 가는데...... 너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