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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다이슨 청소기

babforme 2021. 1. 12. 19:51

동생이 입주선물이라며 청소기를 보내왔다.

입주까지는 아직 한달이 넘게 남았는데 급하게도 달려왔다.

후덜덜한 몸값에 늘씬한 자태, 네가 바로

늘어놓기만 하는 남자들도 청소하게 한다는 그 유명한 친구렸다!

 

배달된 청소기를 보며 큰아들이 말한다.

'엄마가 이모에게 청소기 얘기 했어요?

근데 어떻게 알고 엄마가 마음에 두고 있던 그 청소기를 보냈지?

원래 자매들은 말 안해도 서로 글케 통해요?'

 

정말 나도 놀랍다. 동생에게 청소기 '청'자도 꺼내본 적이 없는데,

울집 올때마다 구석구석 뭉쳐있는 먼지가 걸렸었나?

 

친구이기도 한 대모에게 '다'로 시작하는 청소기 얘기를 듣기 전엔

그 청소기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가 재택하는 큰아들과 점심을 먹으며

'새집 이사가면 큰아들이 엄마 존 청소기 하나 사줘라' 가볍게 한번 말하고

큰아들이 흔쾌히 그러마고 했을 뿐인데.....

하여 이사간 뒤에나 천천히 매장에 함 나가볼까 생각만하고 있던 상황에

그 청소기가 날아왔으니 큰아들도 나도 놀랄밖에~

 

기본 포장상자를 여니
상자가 또하나
그 상자를 여니 본상자가 나온다.
스티로폼없이 모두 종이상자로만 포장이 된 청소기
조립해야 할 청소기 부품들
퇴근한 남편이 청소기를 조립하고,

남편은 수술하느라 병가 내 돈도 없는데 뭔 이런 비싼 선물이냐고

처제에게 다시 백만원 입금하라면서도 기분 좋게 꼼꼼하게 기계를 살핀다.

 

설명서를 보며 다시 확인
드뎌 제 모습을 드러낸 청소기
충전중-힘을 쓰려면 에너지 빵빵 채워넣어야지~

중문 옆 모퉁이에 얌전하게 서있던

오래 쓴 동글한 청소기는 정말 오랜만에 먼지봉투도 새로 갈고,

(집 정리를 하다가 어디에 두었는지도 잊고 있었던 먼지봉투를 찾은 결과)

몸체 구석구석도 깨끗하게 닦아 때빼고 광도 냈다.

그렇게 멀쩡히 잘돌아가는 동글한은 거실을 한바퀴 돌며 먼지를 한껏 빨아들였다.

 

집에 청소기가 두대씩이나 필요한가?

하여

'아직 멀쩡한 청소기입니다. 년식이 좀 되긴 했으나

함께 보내는 먼지봉투를 다 쓸때까지만 써도 되겠구요,

계속 쓰신다면 더 좋겠지요. 필요하신분 가져가세요.'

편지 한장 등에 업고 재활용품을 내놓는 월요일 늦은 밤, 동글한은 깨끗한 비닐옷을 입은채 집을 떠났다.

 

그리고 오늘 아침, 밤 내내 기다린 동글한은 새 주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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