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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하늘을~!

천주교 원주교구 안흥성당-성김대건안드레아성당

babforme 2021. 7. 8. 15:04

야트막한 산 기슭 아래에 있는 붉은벽돌의 이쁜 성당,

 한번 들러봐야지 했던 안흥성당에 엄마에게 왔다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

코로나19 여파로 성당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한 채 밖에서 몇 컷 찍은 성당 외관은

작은 면소재지에 있는 성당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커보였다.

이렇게 이쁜 성당 어느 한 켠에

지금은 1달에 한번 모시는 봉성체와 묵주기도로 신앙생활을 대신하는 엄마의 손길도 녺아 있을터,

가슴이 아려온다.

 

진입로에서 전체 컷~
성당 표지석-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이 주보성인임을 알려준다.
주차장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컷~
주차장의 햇빛발전소
안흥성당의 주보성인 김대건안드레아신부님상
성모님상
성모동산
성당 주출입문

중학교 들어가서야 '공소'라 부르는 천주교 시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군에서 막 제대한 뒤 발령받아 오셨다는 스포츠머리의 체육선생님은

촌아이에게 최고의 우상이었고 가슴설레는 존재였다.

그 멋진 선생님이 다닌다던 천주교회-그래서 알게 된 공소,

그 공소에 다니던 친구에게 '공소예절'이라는 작은 책자도 얻었었다.

그렇다고 공소에 다닌 것은 아니었고 

체육선생님과 공통분모를 찾고자 애썼던 마음을 드러내기 부끄러웠던 촌아이는

먼발치에 보이는 선생님만으로도 혼자 떨리며 중학교를 졸업했다.

 

5일장이 서던 면 중심거리를 지나 둔지말이라는 곳 낮은 언덕에 서 있던 '공소'에

처음 들어가 본 건 그뒤로 20년도 훨씬 지나서 엄마모시고 미사참례할 때였다.

대처로 나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일을 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암울한 당시 사회에 한줄기 빛같았던 정의구현사제단 활동에 마음이 가던 때,

뜻밖에 천주교회 신자를 만나 결혼한다고 서른살 늦가을, 엉겁결에 세례를 받았다.

 

천주교회 신자가 없던 친정에 느닷없이

고등학생이었던 막내동생이 '데레사'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뒤,

큰언니네 다섯 식구, 작은언니네 세 식구가 차례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내가 결혼하며 세례를 받고 친정아버지가 대세를 받고 돌아가셨다.

아버지 가시고 다음 해 겨울,

눈이 엄청나게 내리던 날 엄마가 '아가타'란 이름으로 새로 나셨다.

 

둔내성당 안흥공소가 안흥성당으로 승격이 된 뒤,

둔지말 공소자리를 떠나 양지말 산기슭에 저리 이쁜 성당으로 들어섰다. 

신자도 많지 않은 촌동네에서 성당을 짓는다 봉헌도 나름 열심이시더니

 엄마는 새로 지은 성당 몇 년 다니시지도 못하고 '황반변성'이란 노년의 복병에 눈을 잃으셨다.

그리고 이제 동굴처럼 어두운 세상 견디시느라 여윈 어깨에 세월만 쌓고 또 쌓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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