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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 11월29일

babforme 2023. 12. 3. 23:05

작은오빠네의 짧은 면회(26일) 사진을 제주에서 보고,

수욜 부지런히 엄마에게 달려간다.

 

오늘은 검정색 옷을 입으셨네.

요양사선생님이 아닌 부원장?이 엄마를 모시고 나왔다.

'엄마 커피주지 말아요. 몬소리를 하는지 모르지만 딸만 왔다가면 엄마 섬망증세가 심해져요.'

갑자기 짜증을 내며 윽박지르는 소리에 기가 막히다.

대체 이양반은 요양원을 왜 하는 걸까?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치매걸린 엄마랑 딸이 무슨 얘길할까요?

엄마 기억에 따라 맞장구도 치고, 옛날 얘기도 하고 비가 오면 비 얘기,

추우면 군불 뜨시게 때주던 아버지 얘기, 엄마 컨디션에 따라 주제를 바꿔가며 얘기나누는게

뭐가 문젠데요? 다른 형제들이 엄마면회 온 날은 괜찮고 제가 오면 문제라는 거예요?'

단전 저 아래에서 깊이 치밀어오르는 화, 지긋이 누르는 내 말톤에도 각이 선다.

면회오지말라는 거야 뭐야?

늘 껄쩍지근하게 맘에 안드는..... 아~ 정말 호랑말코같은 양반이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검은색 옷탓인가 얼굴색도 안좋아보이고,

자꾸만 ㄸ꼬가 아프다 하는데.....

ㄸ꼬가 아파~ 엉덩이가 아픈게 아니고? 응, 피도 났어. 피가 난줄 엄마 어떻게 알았어?

중도실명한 엄마가 절대 볼수 없는 피가 났다니 마음에서 온 통증인가? 

엄마, 엉덩이에 상처가 난거 같아? 응? 상처? 몰라, 그게 몬데?

휠체어에 앉아계시니 확인도 못하고, 아무래도 엄마의 어떤 기억 하나가 혼돈 속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정말 몸이 안좋은지 그 좋아하시던 커피도 잊으셨다.

'엄마 오늘 많이 힘든신거 같아. 일찍 들어가실래? 응, 들어갈래.

결국 엄마와 면회시간은 20여분으로 끝.

'엄마, 내가 왔다가는 날은 엄마 잠도 안자고 많이 힘들어한다는데 엄마보러 오지 말까?'

엄마가 탄 휠체어를 호랑말코양반에게 인계하며 엄마에게 묻는 말에 빠른 엄마의 대답!

안돼, 니가 와야돼. 안오면 보고싶어서 안돼~

 

주님의 기도도 제대로 기억 못하고 우물우물~ 아멘으로 끝낸 오늘~

 

면회실로 나오는 엄마와 ㅂㅇㅈ을 향해 인사하다 갑자기 봉변당하고 돌아오는길, 불쾌하기 짝이 없다.

울엄마가 그곳에 계시니 속시원히 화도 못내고 차안에서 이런 호랑말코같으니라고만 되뇐다.

정말 나빴어요. 치매노인 섬망증세가 딸 면회탓이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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