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7월 18일 본문
보름 만에 엄만테 간다.
'여름모자 하나 챙겨오셔~', 요양원 사무장님 말씀에 모자는 진즉 준비해 놓고
내 삶의자리 복잡한? 일상에 치여 이제사 달려가네.


오늘 엄마 컨디션은 아주 쾌청하다. 아무말 대잔치같은 대화라도 이루어지는 게 얼마만인가~
엄마 얼굴을 만져주자, 엄마는 얼굴을 맨질맨질해주는 게
'딸이 왔구만~' 맞아요, 엄마 딸이 왔는데 그 딸이 누굴까? 'ㅁ수니지 모~'
이렇게 한방에 엄마의 기억이 되살아난 날,
엄마는 좋아하는 두유커피를 스스로 들고 뜨겁다 후후 불며 맛있게 드셨지.
큰딸과 같이 오려다 날씨가 궂어 작은딸 혼자 왔다니, '큰딸 ㅈ노에미~?' 되묻기도 하시고
엄마의 컨디션이 오늘만 같음 참 좋겠다.


일전 좋아하는 큰아들네 왔을 때랑 작은아들네 왔을 땐 왜 그렇게 대침묵이었냐니 아주 천연스레
'몰라~ 내가 그랬나?' 그리고 좀은 민망한 웃음~ ㅎㅎㅎ
오늘 엄마는 기억을 몽땅 잃은 치매를 앓고 있는 모습이 아니었어.
가끔씩 갈아앉은 엄마의 기억을 휘저어 대는 섬망과 반짝 정신 듦이 교차하고,
그러다 길게 이어지는 대침묵이 엄마의 일상이지만 엄마의 남은 시간들이 행복했음 참 좋겠다.
좋아하는 이미자님의 섬마을 선생님도 오늘은 두어소절 따라부르시고
동백아가씨는 가사가 낯선지 어깨만 움찔움찔 박자를 타시네.

마무리 기도엔 성호경 끝에 두 손 모아 기도손을 하시고
입만 우물우물, 끝에 '아멘~!' 한마디에 딸 잘가라고 인사도 하셨다는~
담주에 어찌 될지 모르나 엄만테 담주에 올게요 인사를 하고 요양원을 나선다.
오늘 엄마는 참으로 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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