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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이러구러 바쁘게 한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이 아니면 엄마에게 못가고 한주가 넘어갈 상황, 아들과 부지런히 점심을 챙겨먹고 서둘러 은행일까지 보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별일없이 신나게 달려가는 길, 여주 근처에서부터 차가 많아지더니 급기야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이게 몬일이래? 어쩔~ 여주 좀 지난 곳에서 도로정비중이라며 중부내륙이 갈라지기 전 4개 차로를 1개 차로로 운영하고 있었던 것! 에고~ 이러다 엄마 저녁시간 때문에 면회가 제대로 안되는 거 아녀? 마음은 바쁜데 길은 꽉막혀 차는 움직이지 않고 엄마에게 도착했어야 할 시간에 아직도 여주~ 다행히 공사구간을 지나며 길이 열려 열심히 달렸으나 3시 38분에서야 가까스로 요양원 도착!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그냥 기분이 좋다. '누가 왔을까요?' 휠체어를..
지난주엔 울나라에 없었던 터라 엄만테 갈수가 없었다. '담주엔 못와요. 울지말고 한주 기다리셔~' 하던 딸에게 '다큰게 몰 울어' 대답하던 엄마에게 부지런히 달려가는 길, 도로사정도, 다른 여건들도 별일없이 안녕이다. 누가 왔게요? 면회실로 나온 엄마에게 묻자 눈을 꽉 감은 채 엄마는 아주 시크하다. '몰라, 내가 어떻게 알어, 엄마 누가 왔는지 정말 몰라요? 지난주엔 일본 가서 못온다 했는데 그새 잃어버린거? 몰라~ 딸이 왔나~? 맞아, 딸이 왔잖아~ 딸, 어떤 딸이 왔어? 딸 이름이 뭐야? 몰라, ㅁ수닌가?' 아무래도 엄마에게 커피라는 약을 좀 드려야 할 것 같다. '엄마~ 내가 엄마 줄라고 모 갖고 왔는데, 그게 뭔지 알아맞혀봐. 엄마가 아주 좋아하는 건데..... 나 좋아하는 것도 몰라. 다 잊어..
극심하게 번지던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종 때문에 꽉 닫힌 요양원 문이 열렸다. 지난 2월 23일 면회 뒤 9주만에 엄마 면회가는 길, 운전 연습중인 큰아들이 오늘 운전을 맡기로 했다. 집에 계실 때 찾아뵙고 면회가 쉽지않은 일상에 남편과 두 아들은 처음가는 면회다. 3년만에 맞는 좀은 자유로운 어린이날, 긴 연휴 시작이라 고속도로는 나들이 차량으로 막히고 우리는 바쁜 마음과 달리 천천히 엄마에게 간다. 9주만에 만난 엄마는 노여워서인지, 단어를 잃어버려서인지 말을 안하셨다. 눈을 감고 입을 꽉 다물고 몇 번씩 물어야 한참만에 한 말씀 하시는데 몬가 이상하다. 9주전 엄마 생신날,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면회 못온다고, 오늘도 엄마 생신이라 부탁해서 간신히 왔다고, 혹시 못와도 엄마 건강하게 잘지내셔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