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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일찌감치 투표를 끝내고 시간이 된다는 큰아들과 엄마 면회를 간다.지난주 큰오빠네랑 겹치기 면회 때 엄마는 나름 컨디션이 좋았는데......오늘은 또 어떤 모습으로 손주와 딸을 맞이하실까? 오오~ 면회실로 나오시는 엄마는 예사롭지 않다. 이미 잔뜩 흥분한 모양새~번쩍 뜬 눈은 엄마의 과거 어느 한순간과 현재를 뒤섞어 오간다.오늘, 아무래도 엄마의 시간여행을 따라잡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할듯하다. '엄마~ 누가 왔을까? 글쎄요, 누가 왔을까요? 목소릴 잘 들어봐요.엄마 목소리 들으면 누군지 안다고 했잖아~ 글쎄 누가 왔을까? 딸이 왔나? ㅁ수니~.맞아 딸이 왔지. ㅁ수니도 오고 또 누가 왔을까? 누가 왔는지 말해봐라~엄마 손주 ㅁ철이가 같이 왔지. ㅁ처리도 같이 왔어?' 어느 순간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엄마..
년전 고관절 수술 뒤 정기검진차 병원에 온 동생이랑 엄만테 간다. 병원에서 바로 출발하려던 계획은 휴대폰을 깜빡한 내 기막힌 정신머리에 어그러지고, 집으로 돌아와 휴대폰 챙겨 다시 출발~ 지난번 면회, 누가 젤로 보구싶으냐 딸이 묻자 내새끼 다보구 싶지~ 하던 엄마에게 다른 새끼 하나 더 델구 달려간다. 이런~ 근데 달달한 두유를 커피라고 맛나게 드신지 꽤 된 엄마에게 드릴 두유가 편의점에 없다. 지난번에도 없어서 꿀물을 대신 드렸더니 이번 커피는 맛이 읎어 그만 먹을래 하셨는데..... 하여 꿀물과 달지 않은 두유를 함께 섞어드리기로 했다. 면회실로 나오는 엄마는 등장부터 평소와 다르다. 늘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고, 먼 허공을 살피시는 엄마는 이미 어딘가에 생각이 꽂혀 한참 흥분한 상태~ 한쪽을 향..
숸이라는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서로 삶의 자리가 달라 전화통화외에 자주 만나기는 힘들었던 ㅈ자가 연락을 해왔다. 금요일까지만 일하면 퇴직한다고, 3년 전에 코로나로 강제 퇴직?한 나나 동무나 참 오래도록 일을 했다. 주부라는 퇴직없는 일은 여전히 남아있지만......ㅎㅎ ㅈ자의 길었던 일을 끝내는 퇴직기념으로 우리는 한번 뭉치기로 했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유년의 동무들 몇몇이 이참저참 만나 밥 한끼 같이 먹기로 한 것~! 하여, 광명에 사는 ㅈ오기, 인천에 사는 ㅁ나미, 숸에 사는 ㅈ자와 나, 거기에 갑자기 연락이 닿은 춘천에 사는 ㅇ수니까지 다섯이 뭉치는 계획~ 숸역에 모두 모이면 숸역 근처에 사는 내가 픽업을 하는 것으로 입을 맞추었다. 춘천에 사는 ㅇ수닌 뒤늦게 코로나에 걸려 이번 만남은 아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