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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오빠네 전언에 따르면 오늘 엄마는 기억 컨디션이 좋지 않으신듯하다. 세 딸들만 기억해내셨다는데...... 25일에 갔을 때는 왔다갔다하기는 했어도 자식. 며느리. 사위. 손주들 일부까지 기억해내셨는데, 이제 엄마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 텅빈 그 지점을 미련없이 가시려나 보네. 어느날 문득 '누구세요?' 하는 엄마를 상상할 수 없어 마음이 황량하다.
오늘은 엄마가 요양원에 입소한 지 1년하고도 2일이 되는 날, 치매끼로 식사를 거부하는 엄마를 더 이상 어쩔 수 없어 요양원에 모시고 아프고 힘든 시간들이 참 빠르게 흘러갔다. 지난주 면회 때 벌써 가느냐고 아쉬워하는 엄마를 두고 강제 면회종료를 했었다. 까닭인즉슨 어르신들 저녁 드실시간이라나? 오잉~ 오늘은 몬 저녁시간이 일케 빠른겨? 한참 신나서 말씀하시던 엄마는 딸들과 급한 마무리로 주님의 기도를 또렷하게 바치시고 요양선생님 손에 이끌려 들어가셨다. 이런~ 황당한 면회 끝이라니... 3시 정확하게 면회 신청을 하고도 10분을 넘게 기다려서야 엄마는 면회실로 나오셨다. 누가 왔게요? ㅁ수니가 왔지. 시작은 여느때와 같았는데...... 어느 순간 엄마는 잠?속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밤에 어쩌려고 주무시..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눈이 올듯 흐린 날씨에 마음이 계속 우중충하다. 엄마는 여전히 못드시면서 모든 것을 거부하고 자식들은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 17일 친정에서 숸으로 돌아온 뒤 엄마상황을 연락받으며 꽉꽉 막히는 가슴, 하릴없이 노트북을 켠다. 목적없이 이곳저곳 쏘다니다 에어프라이어광고?에서 걍 시선 멈춤. 년초부터 하나 사볼까? 샀다가 걍 모셔두는 건 아닐까 하며 계속 망설이던,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에어프라이어~ '참 많은 회사에서 만들어내는구만.' 이것저것 클릭하다가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과 색, 모즈 스웨덴? 스웨덴건가? 첨 들어보는 가전회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주문을 하고 배송주소를 넣고 결제를 하는 나를 본다. 우중충했던 마음이 순간 알싸하니 맑아지는 것도 같고..... 이래서 쇼핑을..
한달 만에 엄마를 찾았다. 내 삶의자리가 우선이다보니 엄마에게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다. 날짜를 정해놓고 가는게 아니라 기분내킨 날 바로 준비해 나서는 길이라 들쭉날쭉이다. 그날도 그렇게 길을 나섰다. 아주 가끔(1-2년에 한번 쯤) 어린시절 맛있던 기억에 콩죽을 끓인다. 팥죽만 아는 우리식구들은 콩죽을 입에도 대지 않지만 어린시절 기억이 떠오를 때면 콩죽을 조금 쑤어 혼자 먹곤 한다. 엄마에게 갔다와야지 생각이 든 날, 무얼 해갈까 냉장고를 살핀다. 채소서랍에 얌전히 누워있는 생협 콩물 두 봉지, 아~ 좋다! 오랜만에 콩죽을 쒀야겠다. 엄마에게 전화하니 뭘 그런 걸 힘들게 하냔다. 일단 긍정이다. 찹쌀과 멥쌀 1:2 비율로 씻어 불려 급하게 압력밥솥에 진밥을 하고 넓은 냄비로 옮겨 콩물을 부어 뭉근히 ..
자목련 Magnolia liliiflora 목련과 잎지는 큰키나무로 전국에 관상수로 심는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거꿀달걀형이고 턱잎은 가지를 한바퀴 둘러싼다. 양성꽃으로 4 ~ 5월에 잎보다 먼저 종모양의 진한 보라색꽃이 핀다. 꽃받침조각은 피침형이며 기부가 뒤로 젖혀지고 윗부분이 안으로 꼬부라진다. 꽃잎은 6개이고 겉은 짙은 자주색이며 안쪽은 연한 자주색으로 긴 타원형이다. 열매는 갈색, 종자는 백색 실 같은 씨자루에 매달려 나오고 10월에 성숙한다. 경남 범어사에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가 현존하고 있다.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 가면 목련 430여종이 자라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을 만든 귀화한국인 민병갑님이 엄마가 사랑하는 목련을 많이 심어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