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은총 (3)
소소리바람이 불면~
일주만에 커피 한나 싸들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오늘 만나게 될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 오늘도 흐린 정신으로 심드렁하니 면회실로 나오시려나?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의외로 쾌청하다. 늘 감고 있던 눈도 번쩍 뜨고 지난주와는 다르게 숸 딸이 왔구나 바로 알아도 보고...... 이런저런 일주간의 안녕을 주고받다가 열심히 기다리는 커피시간~ '너도 마셔~' 처음으로 같이 커피를 마시자 권하던 엄마는 커피를 마시며 사뭇 행복하다. '지난주엔 엄마 커피 마시면서 손을 많이 떨더니 오늘은 안떠네. 무서운게 없나보지. 그러니가 안떨겠지.' 엄마는 무심하게 진담같은 농담을 던지고 ㅇㅎㅎㅎ 기분좋게 웃는다. '상식이 왔었어요? 아니~ 근데 왔었는데 내가 까먹었는지도 몰라~ 날마다 까먹기만하거등...... 영자가 델꼬 왔었는..
출근하는 아들과 점심을 먹고 다시 엄마에게 나선길, 반가운 봄비님이 오락가락 갈길을 더디게 하나 어쨌든 요양원에 제대로 도착했네. 직원분이 나를 먼저 봤는지 면회 준비를 하러 엄마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면회신청을 한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사뭇 기분이 좋다. 늘 눈을 감았었는데 오늘은 아예 눈을 번쩍 뜬채 휠체어에서 웃는다. 유춘자씨? 아니 유옥순씨? 잘계셨어? 누가 왔게~? 누구긴 누구여~ ㅁ수니가 왔겠지. 목소리가 ㅁ수니구만~ 오~ 대단한데, 엄마, 이제 목소리만 들어도 딸인지 알아? ㅎㅎ 그럼~ 알지. 유춘자씨~! 네? ㅎㅎ 딸이 부르는데 몰 글케 정색하고 대답을 해? 엄마가 유춘자씨가 맞아? 유옥순씨가 아니고 유춘자씨야? 춘자가 좋아? 옥순이가 좋아? 춘자가 좋지~ 왜? 옥순이가 더 좋지 않아? ..
큰아들이랑 점심을 먹고 큰아들은 회사로 나는 요양원으로 출발~ 단촐하게 달달구리 커피하나 챙겨서 길을 나선다. 오늘 엄마 컨디션은 괜찮을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의 컨디션은 오늘도 쾌청이다. 엄마 누가 왔게요? ㅁ수니가 왔지. ㅁ수니가 오믄 내 얼굴을 요래요래 문질러주잖아~ 엄마 얼굴 요래요래 문질러 주면 좋아? 좋지~ 오늘은 모자를 안쓰고 오셨네. 바깥은 시방 꽃이 한참 폈어. 개나리도 노라니 피고, 목련도 하얗게 다 폈어. 진달래도 피고...... 아~ 벌써 그렇게 됐어? 또 봄이네. 엄마~ 날씨도 따뜻하고 햇살도 아주 좋아. 이럴 때 달달구리 커피 한잔 때려야쥬? ㅎㅎ 모라구? 커피 한잔 드린다구~ 좋지, 커피 좋아~ 엄마는 커피 한잔을 들고 행복을 마신다. '맛있어, 커피가 아주 맛나~ 엄마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