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횡성한우 (3)
소소리바람이 불면~
오늘은 3월 첫날, 삼일절이며 설 뒤에 온 꿀같은 연휴가 시작되는 날, 내일모레 음력으로 1월 23일이 되는 3월3일이 엄마 생신이지만 여러 일정들이 있어 이틀 먼저 엄마 생신을 챙겨드리기로. 황금같은 연휴, 식구들 일정이 각각이라 시간이 된다는 ㅁ누기랑 둘이 가기로 했는데, 옆지기가 일정을 바꾸었다고 같이 간단다. 미역국을 끓이고 쌀밥을 하고 반찬과 과일 후식, 슴슴한 물김치국물로 엄마 생신 도시락을 싼다. 점심 혹은 간식?처럼 드리려던 엄마도시락은 명절보다 더 어마무시한 교통체증에 저녁으로 드리게 되었다는~ ㅎㅎ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시종일관 눈을 감고 계신다. 설날은 눈 번쩍 뜨고 나오셔서 면회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지 않으시더니 오늘은 아예 눈 뜰 생각을 안하신다. 하긴 황반변성으로 중도실명하신 ..
담주에 엄만테 같이 가자던 큰언니랑 담주가 된 오늘, 엄만테 간다. 근데 이번엔 큰형부도 같이 가신다네. 오우~ 승차감 좋은 언니네 고오급 세단을 타고 간다니 형부는 힘들겠지만 나는 아싸~다. ㅎㅎ 엄마가 계신 요양원 정원은 키큰 소나무와 붉은단풍나무 아래 향기 짙은 작약도 피고 늘씬한 데이지도 피어나며 파란 하늘아래 제법 그럴듯하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오늘도 쾌청하다. 큰딸과 큰사위도 왔다니 사뭇 기분이 좋은 엄마는 사위 이름도 바로 기억해내고...... 뒤이어 자식들 이름도 '모였더라 모였더라' 열심히 생각하며 묻는대로 천천히 기억소환! ㅎㅎ 어렵사리 손주들 이름을 말하다가 뜬금포로,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은경이 이름이 그렇게 생각이 안나더라고~'. 누워서 자식. 손주들 이름을 기억하려해도 자꾸..
구청앞 9시 30분, 함께 하는 길동무 형님들을 픽업하고 기분좋게 달린다. 늘 다녀 익숙한 영동고속화도로가 아니라 곤지암도 보였다가 동여주도 보였다가 동양평에서 나와 강원도 한적한 산골길을 구불구불 높나들며 달린다. 아아~ 참으로 이쁜 골짜기들......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살기 위해 숨어들던 깊은 산속 골짜기들이 이렇게 이뻐도 될까? 이십 몇 년 전의 기억으로 '오~ 많이 바뀌었네. 전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두리번거리는 눈길 끝에 들어오는 고즈녘한 성당! 코로나에서 좀은 편해졌다해도 아직은 모두 조심하는 상황이라 성지엔 순례객 몇몇만 보일뿐~ 그런데 성당 밖으로 미사 드리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런~ 코로나 여파에 성지에서 미사를 드릴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