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3월 1일 본문

엄마 이야기

엄마면회-3월 1일

babforme 2024. 3. 2. 23:39

오늘은 3월 첫날, 삼일절이며 설 뒤에 온 꿀같은 연휴가 시작되는 날,

내일모레 음력으로 1월 23일이 되는 3월3일이 엄마 생신이지만

여러 일정들이 있어 이틀 먼저 엄마 생신을 챙겨드리기로.

황금같은 연휴, 식구들 일정이 각각이라 시간이 된다는 ㅁ누기랑 둘이 가기로 했는데,

옆지기가 일정을 바꾸었다고 같이 간단다.

미역국을 끓이고 쌀밥을 하고 반찬과 과일 후식, 슴슴한 물김치국물로 엄마 생신 도시락을 싼다.

점심 혹은 간식?처럼 드리려던 엄마도시락은 명절보다 더 어마무시한 교통체증에 

저녁으로 드리게 되었다는~ ㅎㅎ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시종일관 눈을 감고 계신다.

설날은 눈 번쩍 뜨고 나오셔서 면회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지 않으시더니 오늘은 아예 눈 뜰 생각을 안하신다.

하긴 황반변성으로 중도실명하신 엄마는 눈을 감으나 뜨나 깜깜한 어둠일테니......

이서방이 왔다며 아니 서캐서방인가~ 하니 ㅎㅎ 웃으며 내가 농으로 글케 말했지 기억을 하시네.

엄마랑 떠는 수다는 ㅎㅎ 웃기게 아무말대잔치가 되기도 하고 아주 한순간 멀쩡한 얘기가 오가기도 한다.

오늘은 대체로 무난하긴 했으나 좀 갈아앉은 상태~

 

조촐한 엄마 아흔 여섯번 째 생신상

엄마에게 간식처럼 미역국에 밥 한숟가락 드리려 했더니

요양원측에서 어짜피 곧 저녁드셔야하니 걍 저녁으로 드리란다.

엄마는 미역국에 만 4숟가락의 밥을 다 드셨다. 작은 공기로 7흡 정도~

푹 끓여 부드러운 미역이 드시기 편하신듯 슴슴한 물김치국물과 함께 잘받아드신다.

배가 불러 더이상 못먹는다는 엄마 입에 후식이라며

한라봉 한조각과 바나나 한조각 억지로 넣어드리고 맛있쥬~? 강요한다. 

이제 저녁을 드셨으니 축하케잌에 촛불을 켤 시간~!

 

촛불을 켜고~

생신축하합니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엄마는 아주 잠깐 기분좋은 표정~!

촛불도 후~ 불어끄시고,

아흔여섯번째 엄마생신을 맞아 서캐서방이 드리는 엄마를 위한 기도?에 '아멘~ 천당가라고?' 한마디 툭 던지는 무심함~ 

'내가 구십여섯이야? 아이구~ 많이도 살았네~' 엄마말씀에 '백이십은 사셔야죠~' 서캐서방이 거든다.

사는거, 사람이 살고 죽는거 그게 맘대로 된다면......

 

마무리 기도하는 할머니 손을 잡아드리는 손주~

힘이 들어 들어가 누우시겠다는 엄마랑 면회 마무리 기도를 한다.

오늘은 손주가  기억에 없는 날, ㅁ누기가 손주라니 그런가 하는 표정~

성호경에 주님의 기도를 하며 모은 할머니 손을 기억에도 없는 손주 ㅁ누기가 잡아준다.

그런 할머니와 손주를 보며 갑자기 울컥~!

 

부들부들~ 우루우루~ 합!

엄마 얼굴을 만져주며 보들보들~ 따뜻하네, 보들보들~ 말을 하면

엄마는 우루우루 합~!하며 ㅇㅎㅎ 기분좋게 웃는다.

방에 들어가시기 전, 방밖에 나올 일 없는 엄마의 1주 뒤를 기약하며 얼굴을 쓰다듬는다.

담주에 올게요. '잘가라~!' 작별은 짧을수록 좋다.

 

엄마 면회를 끝내고 인증샷~
부채살이 불판에서 맛있게 익고 있다.

이미 시간이 늦어 새말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한다.

늘 가던 고깃집 옆에 길 하나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궁금했던 그 고깃집~

절대로 우리끼리 맛난거 먹으려는 게 아니라 궁금증을 풀기위한 것이었다.~ ㅎㅎ

우리가 들어갔을 때 아이를 동반한 한식구, 그리고 우리 세식구, 우리가 상을 물릴즈음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한식구를 끝으로 넓은 홀은 여유로웠다.

벽면엔 횡성한우가 연필 세밀화로 살아있고, 

골퍼들이 많아 다녀간듯 방문사인지 이름엔  '000 프로'가 눈에 띈다.

횡성한우는 언제어디에서나 사랑이다~

궁금증은 풀리고 우리는 늘가던 고깃집에서 횡성한우를 사랑하기로 했다.

'엄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면회-3월 14일  (0) 2024.03.18
엄마면회-3월 7일  (0) 2024.03.08
엄마면회-큰오빠네, 2월 29일  (0) 2024.02.29
엄마면회-큰오빠네, 2월 24일  (0) 2024.02.24
엄마면회-2월 21일  (0) 2024.02.2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