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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2020한가위풍경2 -울 남편은 자연인?

babforme 2020. 10. 6. 22:54

요즘 남편은 유난히 채집타령이다.

tv프로그램 '자연인'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자꾸만 자연인 흉내?를 내는 날들~

버섯에 꽂혀 눈에 띄는 모든 버섯을 집으로 들고 온다.

에구구~

TV 앞에 쪼로록 앉아있는버섯들~

 

한가위, 친정에 가면서도 계속 송이를 따야 한댄다.

울 시골엔 송이가 없다고 수삼번 말했건만 소용이 없다.

사간 쇠고기 구워 점심을 먹고, 남편은 해마다 했던 것처럼

밤나무밭 한그루 남은 아름드리 밤나무에 올라 밤을 따고

채집할 무언가가 있을까 구석구석 살피고 다니더니 버섯따러 가잖다.

 

 

큰갓버섯

 

개선장군마냥 기분좋게 버섯을 들고~

 

남편의 성화에 따라나선 길,

아버지 산소가 있던 낮은 산에서 이름처럼 큰 버섯을 건졌다.

내 얼굴을 온전히 가리는 큰 버섯,

내가 하나 먼저 발견하고 남편이 나중에 하나 더 발견~

아싸~다!

지난해 처음 이 버섯을 땄을 때

남편과 큰오빤 먹을 수 있는 버섯이라 했고

아이들은 먹을거면 119에 연락하고 먹으라 난리였다.

남편이 소금 살짝 뿌려 구운 버섯은 맛있었다.

지난해에도 딱 2개를 땄는데 이번에도 딱 2개다.

 

찾아낸 버섯이 송이인가 감별중인 남편~

 

 글쎄 울동넨 소나무 천지여도 경상북도 어디처럼 송이터가 아니라니까

아버지가 큰산 다니면서도 한번도 송이를 따온적이 없어요.

아버지 등에 매달려 있던 주루목에는

송이 대신 다래나 머루, 싸리버섯이나 자연산 느타리,

아니면 오미자가 들어있곤 했다고요.

 

 

 

 

 

서양등골나물

 

천남성

 

남편과 함께 산 하나를 온전히 넘었다.

우우~ 알배겨 아픈 내다리 누가 책임질겨~~?

없는 송이 따겠다고 막무가내 나서는

이~이쁜 남편 산능선 넘고넘어 산 속 깊히 들어갈까 산길 이끄미로 따라 나선길,

오랜만에 산능선 하나를 다 넘었다.

버섯은 없고 산기슭엔 서양등골나물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지.

사약을 만들때 썼다는 독많은 천남성 열매도 익기 시작하고,

당연하게 빈손으로 산에서 내려오는길, 다리가 후덜덜 떨린다.

 

 

 

작은오빠네가 떠온 회와 매운탕으로 풀린 다리 힘주는 점심을 맛있게 먹고

메밀부침개와 이것저것 싸주는 한가위 음식과 큰갓버섯을 들고

집으로 온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은 간단하게 피자로 해결~

 

지난해처럼 남편이 큰갓버섯을 소금뿌려 굽고

애들은 쳐다도 보지않는 버섯을 우리 둘이 얌냠 먹었다.

2020년 한가위 휴가가 이렇게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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