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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니 고우니 편지

오렌지자스민 12월

babforme 2020. 12. 3. 20:41

 

 

 

 

 

 

12월 2일

 

11월 25일 거실로 들여놓은 놈들이 저마다 일을 하느라 바쁘다.

한동안 꽃봉오리를 좁쌀처럼 매달고 딴청을 부리던 놈들이

지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다.

앞서니가 두번째 꽃망울을 터뜨릴 때 뿌리근처에서

가지 분화를 하던 뒤따르니가 거실로 들어와서는 꽃봉오리를 무더기로 키우고 있다.

앞서니는 이제 꽃망울을 좁쌀크기로 내버려둔 채 새순에 집중하는 모양새고~

 

 

 

 

 

12월 9일

 

앞서니는 새로운 잎을 쑥숙 키워내고,

뒤따르니는 꽃망울을 온전히 키워내고 있다.

다음주 정도면 5송이의 꽃이 차례로 피어나지 않을까?

코로나19로 우울한 일상에 잠깐 햇살 환한 봄이어도 좋겠다.

 

 

12월 12일

 

세상에나~ 어쩔~

야심차게 꽃봉오릴 잘키우던 뒤따르니가

거실로 들여와 몸살이 났는지 꽃봉오리 하나를 떨어뜨렸다.

 

 

12월 16일

 

오늘도 우수수~ 꽃망울은 떨어지고,

앙증맞은 웃음과 황홀한 향기를 기대하던

내 마음도 우수수~ 떨어진다.

 

 

 

12월 17일

 

뒤따르니 하나 남은 꽃망울도 곧 떨어질 모양새다.

베란다와 거실의 환경이 어린 놈들이 적응하는데 큰 무리인걸까?

미묘한 온도. 습도. 햇살 차를 이겨내기엔 너무 어렸는지도 모르겠다.

앞서니는 잎들을 좀 더 키워올리고,

뒤따르니도 꽃을 피우는 대신 새잎을 키워내고 있다.

 

 

 

 

 

12월 24일

 

뒤따르니가 키워내던 꽃망울이 모두 떨어졌다.

한송이도 피지 못하고~

처음 아주 연약한 몸체이면서도 한송이씩 튼실하게 피워내 그윽한 향과 나긋한 자태로 나를 매료시키더니

잔뜩 기다리게만 하고 그냥 지고 말았다. 

 

 

 

 

 

12월 31일

 

꽃망울을 모두 떨어뜨린 뒤따르니도 새잎을 제법 키워냈다.

꽃을 피워내기엔 아직 무리일터~

좀 더 튼실하게 몸체를 키운 뒤에 향과 꽃을 보여줘도 늦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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