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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5월 27일

babforme 2022. 5. 27. 23:22

딸을 막내고모라 여기던 엄마 생각에 다시 안흥으로 간다.

심하진 않지만 치매 환자인 엄마를 1인실에 모시고 있다는 부원장?말이 계속 마음에 걸려

오늘은 '엄마방을 한번 보여달라 제대로 요구하리라' 운전대를 꽉 잡는다.

엄마를 요양원에 모시고 엄마가 어떤 방에서 지내시는지 알 수 없었다.

면회를 신청하면 엄마는 휠체어를 타고 접견실?로 오시니 보이지도, 잘들리지도 않는 엄마가 혼자 누워 24시간을 보내는

쓸쓸한 방이 궁금해도 한번 둘러볼 방법이 없는 상황!

 

혹시 몰라 고구마도 찌고, 잘 드시던 청포도도 준비한다.
스스로 기름넣기, 싫었지만 이젠 스스로 주유도 하고~

휠체어를 타고 나온 엄마는 힘들어보인다.

부원장?(원장부인)이 하는 말, '지난번 면회 때 뭐 드렸어요?

호두과자 반개랑 작은 음료 한팩(120ml) 밖에 안드셨는데..... 왜요? 몬일 있었어요?

체하셨는지 그날 밤에 토하고 힘들어하셨으니 오늘은 아무 것도 드리지 마세요.'

체하셨었으면 어제도 아무것도 안드셨겠네. 엄마는 편찮으심 나을 때까지 아무것도 안드셨었다. 

그래서 힘드신가 기운이 없어 보인다.

엄마 생각하며 준비했던 간식을 다시 가방에 넣고 엄마랑 말놀이를 한다.

그래도 엄마는 오늘 나를 바로 수원 사는 작은딸 미수니라고 알아보셨다.

늘 했던대로 자손들 이름부터 사는 곳 말하기,

(나)하나~ (엄마)둘~ 서로 맞받아 숫자세기-엄마는 35까지 세었다, 엄마가 행복했던 순간 얘기하기....

가끔씩 건너뛰기도 하고 동문서답도 하며 우린 엄마의 남은 시간을 나눈다.

 

사무장이 찍어보내준 엄마방

 '엄마가 혼자 방을 쓰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엄마가 심하지는 않다해도 치매 환자인데,

1인실을 쓰시기엔 무리가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오늘은 엄마방을 한번 보고 싶다.'

내 말에 사무장이 손사레를 치고,

준비도 안된 채 엉겁결에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신 뒤 처음으로 요양원측의 자세한 설명을 듣는다.

'어머니는 1인실이 아니라 4인실에 계신다. 어머니 모시고 온 첫날 6인실에 들어가 보지 않았나~

4인실 구조도 그것과 똑같다. 6인실처럼 분리벽을 중심으로 양벽면에 두개씩의 침대가 각각 놓여있는 거다.

그런데 어머니가 계시는 쪽에 함께 계시던 어르신 한분이 다른 요양원으로 옮기셨다.

그래서 옆 침대가 비어있어 혼자 계시니 전해준 분이 그것을 1인실로 지칭한듯하다.

어머니가 조용하신터라 함께 방을 쓰시는 어르신들도 같은 성향의 분들로 모아 방배정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르신들 많이 다투고 힘들어하신다.

정원도 넓은데 우리라고 어르신들 방에만 계시게 하고 싶겠나?

어르신들 해바라기라도 시켜드리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요즘 같은 시국엔 문제가 커진다.

우리도 어르신들 잘모시려고 애쓰고 있다. 걱정하는 마음 이해는 되나 보호자들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된다.'

그렇게 엄마방을 보고자 했던 내 생각은 사진 한장과 사무장의 설명으로 정리되었다.

큰방 가운데를 허리춤 높이의 분리벽(어르신들 프라이버시 보호용)으로 나누어 놓은 두 공간,

그 공간에 엄마는 뒤섞여 맥락없는 얘기 한자락 나눌 말동무도 없는 빈침대를 옆에 두고 계신거였다.

 

 

이제 또 헤어질 시간, 엄마랑 셀프 인증샷 하나를 찍고 엄마의 영신건강을 위해 엄마와 함께 기도를 바친다.

'엄마, 딸 이제 그만 가볼게요. 끝기도로 주모경 바쳐요.

성부와 성저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영광이 성부와성자와 성령께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은 그제와 달리 '성모송'도 또렷하게 바치신다.

엄마, 방에서 쉬실 때도 계속 기도문도 외우고 아들딸들도 생각하고 그러셔~

담에 올 때까지 엄마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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