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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7월 21일(오잉~? 큰오빠네와 겹쳤네!)

babforme 2022. 7. 21. 22:27

화, 수요일 일이 계속 있어 목요일 서둘러 엄마에게 가는 길,

지난주 금요일에 갔다가 1주만에 다시 안흥 엄만테 간다.

이번엔 또 어떤 모습의 엄마랑 만나게 될까? 

 

이번엔 블루베리
닭죽 세숟가락~ -한숟가락도 드시지 않았다.
으휴~ 이제 다왔다~ 물안개 낀 저 산만 넘으면 된다. 고속도로 빗물보라에 앞이 안보이게 달려왔다는~

숸서 출발할 때 맑았던 하늘이 강천터널을 지나 강원도에 들어서며 비를 흩뿌린다.

물보라? 자욱한 고속도로는 제대로 안보이고,

산 중턱을 따라 곰실곰실 구비도는 국도 끄트머리 산마루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비속을 뚫고 도착한 요양원, 빨강 suv가 눈에 들어온다.

오잉~? 큰오빠넨가? 차량번호는 모르지만 눈에 익다.

 

큰며늘과 다정하게 얘기 나누는 엄마
참 잘했어요~ 박수, 짝짝짝~
달달구리 커피를 마시는 엄마
블루베리를 드시는 엄마 -포도같다며 며느리가 먹여주는 블루베릴 딱 3알 드셨다.
엄마 양말에 곰 두마리?
엄마랑 큰올케언니랑 인증샷 한컷~

ㅎㅎ~ 주차되어 있던 빨강suv 차량 주인은 정말 큰오빠네였다.

나보다 20여분 정도 먼저 도착해 엄마랑 면회중~

지금까지 이렇게 겹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텔레파시가 통했나? ㅎㅎ

엄마는 큰며늘과 엄마자식들 이름들 묻고 대답하기 하면서 달달구리 커피를 마시며 한껏 기분이 좋았다.

'엄마~ 지난번 펜션에 놀러갔을 때 막내랑 내 흉봤지? 엄마 콩죽 쒀다 드렸는데 콩물 사다 끓여서 고소하지 않았다고~

원래 콩을 삶아 갈아서 콩죽을 끓여야 되는데 니가 콩물사다 끓였다했잖아, 그래서 덜 고소했다고 말한거지 숭 본거아녀~

그럼 깨죽은 괜찮았어? 깨죽은 많이 먹고 담날 안나오던 똥이 쑥 나왔지. 그건 잘된거네, 엄마~

그렇지. 니가 먹을 건 젤 많이 해다줬어.'

큰올케언니랑 딸이랑 이런 저런 얘길하다 행복했던 여행 얘기로 돌아간다.

'엄마~ 우리 캄보디아 갔을때 엄마가 젤 먼저 올라갔던 높은 계단 거기가 어디였어?

앙코르와트! 맞아~ 앙코르와트, 엄마 기억잘하시네. 그때 엄마 손녀딸 누가 같이 같었지? 해리~

맞아~ 해리가 같이 갔었지.해리가 앙코르와트에서 내려올 때 어떻게 했는지 생각나요? 막 소리질렀지.

미섭다고 엄마야~ 하고 소리 빽빽 질렀어. 뒤로 내려와야 안미서운데 앞으로 내려오니 얼매나 미서워.

거 누구야~ 한결이는 목에다 뱀도 걸었는데 우리 해리는 미서워서 뱀도 목에 안걸었어.'

'오빠네랑 상해도 다녀오셨지? 대만에도 다녀오셨는데. 맛있었던 음식 생각해보셔. 몰라~ 거기서 동파육은 안드셨어?

동....모라구? 어머니 비계있는 돼지고기 푹 삶은거예요~. 동파육은 물렁해서 엄마도 잘 드실수 있겠네.나중에 먹으러가자!'

 

옥수수 농사 얘기가 나오니 하하 웃으신다.

'어머니 손이 부드러워요. 거칠지가 않아~ 예전엔 일 많이 해서 거칠거칠했는데...... 이제 일을 안하니 손이 맨질하지.

어머니 옥수수 농사 지어야지요. 내가 어떻게 농사를 지어. 이젠 못지어.

안아프면 농사짓지~ 성당형님들이 엄마가 농사지은 옥수수가 먹고 싶대. 긍까~ 엄마가 빨리 다시 농사를 지어야지~

옥수수 팔아 돈 많이 벌면 엄마가 좋아하는 캄보디아 다시 여행가자~ 그러지 모~

큰며늘이 먹여주는 블루베리를 드시며 이게 뭐야? 블루베리요~ 응? 꼭 포도맛이 나네. 엄마 포도맛이 나요?

그럼 포도지. 미국포도야. 맞아요, 어머니 미국포도, 블루베리. 어머니 딸이 가져왔어요.'

'어머니 큰며느리 이름이 모예요? 은실이...... 유은실이여~

어머니 큰며느리 이름 잘 기억하세요, 잊어버림 안돼요, 알겠쥬? 

그럼 작은며느린? 작은며느리? 어머니 아까 다 말씀하셨었잖아~ 위..... 응~ 모라구? 위현숙!

아~ 현수기~ 그런 이름도 있었나? 그럼 유춘자는? 유춘자는 나지 누구여~ '

'그럼 다시~ 엄마 생일은? 내 생일? 정월 스무사흘...... 정월스무사흗날에 누가 또 생일이더라?

니생일이잖아. 그치? 작은딸 생일도 정월스무사흗날이지? 그럼 작은 딸을 정월스무사흗날 몇시에 낳았어?

몰라~ 몇시에 낳았는지는.... 큰아들은 몇시에 낳았는지 생각나? 아침, 점심, 저녁?

몰라~ 낳긴 낳았는데 몇 신지는 생각이 안나~

그럼 딸이 다시 와서 물어볼테니까 잘생각하고 있다가 그때 말해줘야 돼, 알았지? 알았어.

ㅎㅎ 어머니 숙제 받았네~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주들 이름 기억해야 하고 언제 낳았는지 시간도 생각해 놔야 하고.....

근데 숙제를 내줘도 학생이 숙제를 안해요. 다 까먹기만 하고~ ㅍㅎㅎ'

기분이 사뭇 좋은 엄마는 숫자도 100까지 세고, 1시간 남짓 기분좋게 얘기를 나누시곤 들어가셨다.

오빠는 일전에 이요양원으로 들어오신 아랫집 아줌마에게 (방으로 들어갈수 없는 규정상) 전화로 안부를 전하고,

이가본때에 잠깐 들려야 한다는 큰오빠네를 뒤로 하고 숸으로 기분좋게? 출발~!

 

집으로 돌아오는길, 단지골 산능성이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구름사이로 드러난 파란 하늘 -엄마의 남은 시간이 저렇게 파란하늘로 드러나기를.....

고속도로에 들어서며 급 후회~

오빠가 이가본때 같이 가자할 때 따라갔다올 걸~ 

따라가서 방해 안되게 그 유명한 카스테라 하나만 챙겨 바로 나왔음되는데, 에궁~ 아까비~ ㅎㅎㅎ

월, 화, 수 3일은 빵 원료인 앉은뱅이밀(한국 토종밀로 병충해에 강해 유기농재배에 적합)농사를 짓고

목, 금, 토 3일만 영업을 한다는 나름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는,

빵값은 제법 ㅎㄷㄷ한 빵집이라는데 아직 한번도 못가봤다.

나중에 엄마 면회 좀 일찍 가서 들러볼까나? 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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