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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좋은 날

봄날- 화담숲에 안기다1

babforme 2018. 6. 3. 15:23

5월 21일.

우리가 화담숲에 안긴 날은 화사했다.

어딘가 떠나기 적당한 날씨,

5월의 햇살도 딱 좋다.

서로 따뜻하게 이야기 나누며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숲?

오랜 기간 함께 한 길동무들과 잘 어울리는 곳?

화담숲은 많은 생명들을 품고 있었다.

맑은 물소리가 가득한 계곡엔 산개구리올챙이들이

꼬물꼬물 헤엄을 치고,

나무들은 일제히 저마다의 푸르름을 견주고 있었다.

큰키로 자란 쪽동백은 넓은 잎사귀 아래로 하얀꽃송이를 매달고,

곳곳에 심긴 꽃들은 햇살을 흠뻑 받아 까르륵 웃고 있었다.

 

우리도 그렇게 화담숲에 안겼다.

 

 

 

화담숲 - 길이 열렸다. 여기서부터 화담숲이 시작된다.

 

걷기 불편한 분들을 위한 모노레일

 

숲은 하늘로 뚫려있고

 

우리목하늘소도 나들이 나왔다.

 

우리가 '라일락'이라고 알고 있는 꽃의 엄마, 털개회나무 (수수꽃다리)

1947년 미군정청에 근무하던 식물채집가 엘윈 M. 미더가

북한산 국립공원 안의 도봉산에서 이 꽃 종자를 채취해 미국으로 돌아가서 개량한 꽃,

자료를 정리해 주던 한국인 타이피스트의 성을 따 '미스킴 라일락'이라 이름지었다죠.

그렇게 개량된 수수꽃다리가 1970년대부터 로열티를 내고 수입돼 우리 정원을 장식한다는~

우리가 종자주권에 대한 어떤 생각도 없을 때

이렇게 잃어버린 우리 식물이 꽤 많죠.

 

붉은(분홍) 찔레꽃이 곱게 피고,

 

말발도리도 수줍게 피어났다.

 

큰꽃으아린 화려하게 웃음짓고,

 

쪽동백은 큰잎아래 다소곳하다.

 

어디 꽃이 거기만 피었으랴?

(카메라가 미끄러지며 절묘하게 셔터가 눌렸다. 목만 나오게)

 

흰무늬왕불나방은 얌전히 쉬고,

 

둥지상자엔 누가 둥지를 틀었을까?

 

사랑다리를 지나

 

자연에 귀기울이다 스스로 몸을 구부린 소나무를 보다

 

 

물레방아 돌려 만들어진 전기로 길손들의 휴대전화도 충전하고~

 

우리는 이렇게 하루를 화담숲에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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