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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좋은 날

매향리는 오늘도 슬프다

babforme 2018. 5. 3. 21:35

매향리, 봄이면 이름그대로 매화 향기가 그윽했던 동네.

집집마다 매화가 피어 온동네에 퍼지던 향기,

이제 매향리엔 매화향기가 없다.

어마어마한 양의 녹슨 포탄과 탄피만이 매향을 대신할 뿐이다.

2005년쯤인가 아이들과 찾았던 매향리,

물빠진 갯벌을 따라 농섬에 들어갔을 때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던

사격 표적용 자동차와 콘테이너, 그리고 탄피들~

이제 미군이 떠나고

매향리는 평화마을을 꿈꾸고 있다.

 

전시관 안, 탄피로 꾸민 우리나라 지도

 

매향리역사관에서 전만규회장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조명탄이 천천히 내려오도록 조명탄에 달았던 낙하산 천-

주민들은 이 천들을 주워다가 물도 들이고 하여 여러가지 생활용품을 만들어 썼다.

 

조명탄 탄피(알류미늄)를 주워다 물통, 시루, 지게받침, 들통,함지박 같은 생활용품을 만들어 썼다.

이 생활용품을 다른 동리에서 구하러 오기도 했다고~

 

포탄으로 만든 등잔받침-매향리 주민들의 어둠을 밝히는 데 썼다.

임신8개월의 33살 젊디 젊은 임산부를 오폭해 숨지게 했던 포탄이기도 했다.

끝내 어둠은 가고 새벽이 왔으니......

 

엄청난 양의 포탄과 탄피들이 예술의 이름으로 달려있다.

 

마을회관 앞의  포탄과 탄피더미

 

예술이 된 탄피들

 

철모의 내피를 두레박으로

 

불발탄으로 만든 종-마을의 대소사나 화재와 같은 재난을 알리는데 썼다.

 

조명탄 뇌관 재털이

 

야간 폭격연습을 위해 미군이 쓰던 등잔,

농섬에서 주워온 이 등잔으로 전기가 없던 때

주민들이 밤새 초상집 불을 밝히는데 쓰기도 했다.

 

탄피를 주워 인두손잡이로 활용했다.

 

6.25 한국전쟁 이 일어난 뒤 미군이 자기 땅인양 마음대로 쓰던 사격장이

 54년만인 지난 2005년에 폐쇄되었다.

매향리 주민과 푸른 나무와 조화돼 예쁜 섬, 농섬과 바다생태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사과도 보상도 없이 떠난 그들,

아무도 말이 없었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제 그 누구도 매향리를 또다시 아프게 할 수 없다.

수원의 군공항이 들어가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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