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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새신을 신고~

babforme 2020. 4. 15. 21:28

코로나19는 일상을 멈추게 하고,

일상이 멈춘 자리에서

희망을 본다.

작은아들이 사준 새신, 이쁜 분홍 운동화를 신고 투표를 하러 간다.

(일전에 작은아들이 수습사원 딱지 뗀 기념으로

엄마, 아빠, 형아, 글고 자신에게 운동화를 선물했다.)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어릴적 부르던 동요를 생각하며 정말 그렇게 됨 참 좋겠다, 참 좋겠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불공정함에서 한발자국 정도만 벗어나면 좋겠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

철학이 있는 나라,

이웃을 배려하고 손내밀어줄 수 있는 나라 ,

경제적 손익만 따져 사람을 평가하는 천한 나라말고 사람이 사는 나라......

그런 바램을 안고 투표소로 간다.

 

 

후배선생님이 만들어준 새 마스크를 하고(민정선생님 당케요~)

4식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며 한줄로 서서 투표소로 간다.

 

 

우리동네 투표소는 노인정이다.

 

대기통로엔 녹색테이프 표시를 하고 그 선에 서서 기다린다. 다행히 붐비지 않는 시간?

봉사자가 손소독제를 뿌려주고 1회용 장갑을 두장 준다.

장갑을 끼고 이번엔 열체크~

유권자번호 찾아 싸인을 하고 투표용지를 받아든다.

떨린다. 이번 투표는 특히나 결연하다.

4년간 툭하면 집나가고, 단식하고, 삭발하고, 대안도 없이 발목만 잡아댄 수구모리배들,

그들과 발맞춰 칼춤을 춰대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개검들,

밑밥을 깔고 부추겨 가짜뉴스를 끝도 없이 만들며 재만 뿌려대는 황색 전단지들~

이제 정말 그만보자.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간절하다. 우리들의 한표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좀 더 공정하고 정의롭게 만들 수 있기를.....

 

 

커피를 내리고,

 

그래, 잘될거~ 책을 읽는다.

 

 

오늘 저녁은 지난 4년,

시간이 쌓일수록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불공정한 사회를 살아내느라 무던 애를 쓴

우리들을 위해 맛있는 선물을 하기로~

얌냠~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출구조사로 보는 예측결과를 듣는다.

아~ 안심이다. 내 바램이 눈꼽만큼은 이루어질 수 있을테니~

 

기분좋게, 4년만에 희망을 느낀다.

 

이런 날 그냥 넘어가면 안되지, 큰아들이 케익을 하나 샀다.

그 희망을 자축하는 시간~

제발 소시민으로 열심히 정치꾼들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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