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모니터링 이야기 (70)
소소리바람이 불면~
까치가 며칠을 부엌 창문 근처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그러더니 어느날, 까치 한마리가 나뭇가지를 물고 와 부엌 창문 난간에 앉았다. 까치가 날아간 뒤 부엌창문 턱을 살펴보니 나뭇가지가 제법 쌓여있다. 오잉? 녀석들이 우리집 부엌 창문턱에 둥지를 틀기로 했나? 잘하면 까치둥지 짓는 과정을 낱낱이 볼 수도 있겠다. 까치둥지가 새전문가들이 꼽는 둥지계의 맨션이라니 기대가 된다. 얼기설기 엮은 것처럼 보이나 사람이 만들수 없을 만큼 정교하다는 까치둥지는 약 2,000여개의 나뭇가지로 1-3개월에 걸쳐 2중구조로 짓는다고. 안은 새끼를 기르고 쉬는 따스한 방으로, 밖은 비.바람을 막아주는 안전한 집으로, 바람이 센곳은 유선형으로 옆으로 출입구를 낸다고~ 완성된 둥지는 1.5kg 정도의 무게, 웬만한 비.바람에도..
지난주 1차 모니터링 뒤 다시 찾은 칠보산 습지, 나름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이 몰려들왔을텐데 그곳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괜찮을까?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칠보치마가 아닌 다른 친구들의 삶은 밟고 또 밟을터~ 부펐던 꽃망울이 꽃이 되었다. 전화기 카메라는 최대한 키워도 이 정도밖에 찍지 못한다. 그래도 꽃이 폈다는 것은 알 수 있게 찍혔다. 아니다다를까 아예 자리잡고 앉아 사진을 찍는다. 들어가지 마세요, 눈으로만 봐주세요 팻말은 안중에도 없다. 파랑 선 안에 칠보치마 아직은 멀쩡하다. 나오시라 '출입금지, 눈으로보만 봐주세요' 못봤느냐 외쳐도 대답만 할뿐 다른 식물들 엉덩이에 깔고 앉아 셔터만 누른다. 5명이 팀으로 와 2명이 울타리를 넘고 나머지는 울타리밖에 서 있다. 출판사에서 나왔댄다.(정말?나더..
칠보산에 좀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이 바쁘다. 2017, 2018년 두해에 걸쳐 칠보산에 그 이름만 남아있던 칠보치마 이식작업을 했었다. 지난해 길가쪽으로 심은 칠보치마는 두세포기 외엔 거의 살아남지 못했는데..... 칠보치마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러 가는길, 길섶엔 낯익은 친구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산딸기-조금 있음 빨갛게 익겠다. 길섶에 개암나무도 고개를 들었다. 국수나무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고, 길가에서 먼 곳에 심은 칠보치마가 제법 튼실하다. 길가쪽 몇 안남았던 칠보치마는 사라지고 고사리와 남산제비꽃이 무리를 이뤘다. 주름조개풀도 있고, 어린 칠엽수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오~ 얼마만인가~ 꽈리가 탐스럽게 달렸다. 어린 누리장나무 -아주 예전 '원기소'라는 영양제 냄..
올해 두번째 생물다양성모니터링, 늘 하던대로 식물상, 양서파충류. 어류, 곤충, 새 4분야로 나누어 조사. 털별꽃아재비가 튼실하게 피어있고, 세상에나 앙증맞게 핀 고욤, 솜털이 보송한 쇠별꽃, 큰뱀무도 한자리 끼어있다. 물잠자리 암컷 참개구리 도룡뇽 올챙이 황각다귀 함께 하는 길동무들~ 논두렁의 수염가래꽃 먹이를 물고 있는 곤줄박이 되지빠귀 큰부리까마귀 멧비둘기 참새 황로 - 서로 다른곳을 바라보니 부부가 맞는듯~ㅎㅎ 흰뺨검둥오리 흰색 집오리(?)가 집요하게 흰뺨을 따라다닌다. 붉은배새매 지난 4월 조사때보다 새 종이 좀 줄었다. 이미 짝짓기가 끝났으니~ 새사진은 길동무선생님이 찍은 것.
코로나19로 멈춰있던 일상에서 조심조심 걸어나온다. 모두 마스크를 하고 해마다 하던 밤밭청개구리공원 일대를 모니터링~ 하늘은 청명하고 하늘 아래 빛나는 뭇생명들은 눈부시게 찬란하다.
그동안 몇 번이나 했어야 할 밤밭청개구리공원 근처 덕성산과 논습지 모니터링을 더 미룰 수 없어 이제야 한 차례 진행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의 발을 묶고, 일상을 묶고, 삶을 묶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진달래가 화사하다 - 아이들 웃음과 버무려 행복한 까나페가 돼주던 진달레~ 캐나다 딱총나무 새순도 기지개를 켜고, 탱자나무는 가시를 맘대로 뻗으며 빈틈없는 담을 만들었다. 탱자나무 가시는 대개의 가시들이 그렇듯 잎이 변한 것 이 아니라 줄기의 한 부분이라 잘 떼어지지 않는다. 할미꽃-꽃을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만큼 무덤가에 할미꽃이 지천이다. 지금껏 누구에게도 이 무덤가를 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사진찍는 분이 나타나 바닥에서 솟아나는 할미꽃을 밟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속상..
2019. 9. 21. 수원천 2019. 9. 24. 서호공원 쥐방울덩굴 Aristolochia contorta 쥐방울덩굴과 다년생덩굴식물로 숲가장자리에 산다. 잎은 심장모양으로 어긋나기하며 잎자루가 길다. 꽃은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꽃대 하나가 나와 핀다. 꽃모양이 특이하다. 색소폰처럼 생긴 통꽃 속으로 작은 벌레가 들어가 수정시킨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은 통모양으로 윗부분이 나팔처럼 벌어진다. 수술은 6개이다. 꽃이 지고 나면 제법 큰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겨울이 되어도 떨어지지 않고 낙하산처럼 매달려 있다.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로 식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