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말놀이 (4)
소소리바람이 불면~
지난 1월 18일 엄마 면회 뒤, 길었던 코빅시기에도 코빅19 한번 안걸렸던 내가 감기몸살에 걸리며 꼼짝못했네. 이제야 몸이 감기몸살을 떨쳐낸 상태, 가끔식 하는 기침을 마스크로 막고 설을 맞아 3주만에 엄마에게 간다. 3주간 못간 딸을 엄마는 기억이나 할까? 새벽부터 일어나 떡국을 끓이고 엄마 점심도시락을 싸며 식구들을 깨운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컨디션 으뜸이다. 늘 감고 계시던 눈도 번쩍 뜨고, 8일, 9일 두 아들 면회에 이어 오늘까지 연속 3일을 자식들이 찾아온 걸 온몸으로 아셨는지 더이상 좋을 수 없을만큼 엄마 상태는 온전히 쾌청~! '엄마 누가 왔을까요? 응? 딸이 왔나? 딸도 오고 또 누가 왔을까? 이서방도 왔어요~ 오~ 서캐서방이 왔구나~' 사위가 이서방도 왔어요 하는 말에 엄마는 서캐..
오늘은 지방선거일, 남편과 오전에 투표를 하고 간단하게 잔치국수 삶아 점심을 먹는다. 오후, 엄마에게 갔다올게, 나도 같이 가야지~ 남편이 따라나선다. 두유와 카스텔라 한조각 챙겨들고 남편과 안흥으로 출발! 오늘, 엄마는 사위와 딸을 바로 알아보신다. '식사는 잘하시지요?' 사위의 인사에 한참 생각하시다가 한말씀~ '이젠 바보가 돼서 암것도 못하고 먹고 싸고 잠만 자.' 가끔씩 묻고 답하는 말들이 서로 어긋나긴하지만 그래도 주고받고 대화가 된다. 한참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다가 고모얘기를 하신다. 고모가 세분이신데 다 돌아가셔서 막내고모만 엄마보러 오셨단다. 고모 오셨는데 식사대접은 했느냐고~? 따순 밥 잘챙겨드렸다니 안심하는 엄마! 오늘은 온전히 엄마의 딸이 되어 언제인지 모를 엄마의 어느 시점에 함께 ..
오늘 엄마는 날 바로 알아보실까? 간단한 간식만 챙겨 길을 나선다. 좀 자주 보면 기억저편으로 잊혀지는 엄마의 말과 생각들을 찾아내 드릴 수 있을지 몰라. 엄마가 열심히 바치던 묵주기도를 1단이라도 함께 바치면 잊혀지는 엄마의 기억조각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 챙겨놓았던 엄마의 여러개 묵주 중에서 주임 신부님께 선물받은 묵주를 챙겨 주머니에 넣는다. 갑자기 바빠지는 마음,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휠체어를 타고 나오신 엄마는 그 사이에 머리를 짧게 깎으셨다. 이른바 요양원 스타일, 모시는 어르신들 관리에 가장 편한 머리 모양이다. 머리 모양 때문일까? 엄마 얼굴이 유난히 길고 커보인다. 집에 계실 때 엄마와 사뭇 다른 분위기의 엄마를 보며 낯설고 안타까운 마음에 또 울컥~! '누가 왔을까요? 미..
큰언니랑 큰형부도 함께 하는 엄마 면회가는 길, 오늘, 엄마에게 가는 길이 뻑적지근 즐겁다? 서울로 와서 한차로 가자는 형부말을 안듣고 울집으로 오시라 했다. 지난해 새집으로 이사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식구들 모여 밥 한끼를 먹지 못했다. 여차저차 울집에서 점심이라도 간단히 대접해야겠단 생각에 막무가내 울집으로 오시라했다. 큰언니, 큰형부, 재택하는 아들이랑 소문난 맛집, 고등반점에서 주문한 요리와 식사로 점심을 먹는다. 큰세단을 타시는 형부를 승차감 떨어지는 내 작은 SUV에 모시고 엄마에게 고고씽~! 간호사실에 면회 신청, 헝클어진 머리의 엄마가 휠체어를 타고 나오신다. 큰형부랑 엄마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드문드문 돌아오는 엄마 기억의 끄트머리를 확인한다. 큰딸 정자는 서울살고, 큰손주는 주노(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