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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5월 12일

babforme 2022. 5. 21. 17:06

큰언니랑 큰형부도 함께 하는 엄마 면회가는 길, 오늘, 엄마에게 가는 길이 뻑적지근 즐겁다?

서울로 와서 한차로 가자는 형부말을 안듣고 울집으로 오시라 했다.

지난해 새집으로 이사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식구들 모여 밥 한끼를 먹지 못했다.

여차저차 울집에서 점심이라도 간단히 대접해야겠단 생각에 막무가내 울집으로 오시라했다.

큰언니, 큰형부, 재택하는 아들이랑 소문난 맛집, 고등반점에서 주문한 요리와 식사로 점심을 먹는다.

큰세단을 타시는 형부를 승차감 떨어지는 내 작은 SUV에 모시고 엄마에게 고고씽~!

 

큰사위 손을 잡고 기분 좋은 엄마
준비해간 음료를 싫다않고 드신다.

간호사실에 면회 신청, 헝클어진 머리의 엄마가 휠체어를 타고 나오신다.

큰형부랑 엄마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드문드문 돌아오는 엄마 기억의 끄트머리를 확인한다.

큰딸 정자는 서울살고, 큰손주는 주노(준호)야, 작은손주는 미노(민호), 미노지. 큰사위 이름은 생각이 안나, 최에에 

재행, 어려운 발음이 잘안들리고  안되는지 엄마는 누구라고? 뭐라고?만 계속~

큰아들은 원지니 큰메누리는 유은실, 작은아들은 형지니 작은메누린 헨수기,

작은 딸은 미수니 작은사위는 은규, 막내는 미수기, 큰손녀는 하아 하늬......

유춘자는 나지 누구여~ ㅎㅎ

엄마와 하는 기억놀이, 말놀이...... 끊임없이 자손들 이름을 묻고 답하고 사는 동네도 얘기하고

웬만큼 워밍업?도 했으니 이번엔 전화놀이다!

 

전화기를 받은 엄마는 한껏 기분좋게 자식들과 돌아가며 통화를 하고~

일전 막내가 엄마보러 왔을 때 엄마가 말씀하셨다지.

'전화기가 있음 좋겠어. 니 목소리 날마다 듣게 니가 날마다 전화해.'

막내의 연락을 받고 오빠네서 보관중이던 엄마 전화기를 챙겨온 오늘,

날마다 엄마의 뇌에서 뭉텅뭉텅 사라지는 기억저편에서 전화기 넘어 들리는 목소리를 엄마는 기억해낼 수 있을까?

요양원살이 4달동안 개인 전화기없이 지낸 엄마에게 전화기 사용법을 알려드린다.

'엄마~ 엄마 딸 아들들 태어난 차례대로 번호를 정했어요. 

혹시 전화하고 싶으면 요양선생님께 번호 좀 눌러달라고 하셔~ 응?

1번은 누구? 큰딸 정자, 2번은 큰아들 원지니, 3번은 큰메누리, 4번은 작은아들 형지니,

5번은 작은메누리, 6번은 작은딸 미수니, 7번은 막내딸 미수기.....

이제 엄마 전화걸어볼거야. 2번을 이렇게 누르고 전화기를 왼쪽 귀에 대는거~!'

그렇게 시작된 엄마의 즐거운 전화놀이는 큰아들, 작은아들, 막내딸까지 통화를 하고서야 끝이 났다.

 

큰딸 내외와 한컷~!
큰딸과 작은딸, 그리고 엄마
기분좋은 웃음으로 사진도 찍고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큰딸이 휠체어를 밀고~
미닫이 문을 세개나 통과해야 들어가는 가장 안쪽 끝에 있는? 엄마방

3-40분 휠체어에 앉아 일방적인, 또는 아주 가끔씩 주고받는 얘기를 나누고 이제 엄마는 방으로 돌아가셔야 한다. 

두 눈을 꼭 감고? 큰딸이 미는 휠체어에서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실까?

다음 면회때 엄마는 오늘을 기분좋게 기억해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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